▶ CODENAME :: 마코르 | 레빗 이라는 컨셉잡고 감-
긴 말 안하겠음
미인계로 치고박는 선후배 사이에서 새우 등 터진다고..ㅇㅇ
이런 류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오래 플레이할 줄은-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었삼ㅋ ~본격 키퍼링 만족도 3000% 시나리오~
마지막에 진짜ㄱ- ... ... 왜 항상 나가래도 일찍일찍 안나가시나 했더니만. (딱대......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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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7
COC 7th Fanmade Scenario
KPC 권이진 PC 일리우
...
◈
...
*
깜빡이는 푸른 빛의 신호를 따라 횡단보도를 걷습니다.
...
오늘의 당신은... 매혹 그 자체!
완벽히 세팅한 머리와 잘 빠진 옷이 눈에 띄네요.
어쩌다 이런 끝내주는 차림으로 거리를 횡보하게 되었죠?
불과 하루 전에 전달받은 미션을 떠올립니다.
내용은...
NEW MISSION!
전달받은 미션 내용을 되새기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최고의 스파이 권이진이 퇴사한 지 어언 한 달,
만약 그가 있었다면 이런 미션은 그가 처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최고의 스파이는 레빗, 당신이니까요.
...
해가 떨어지고 달이 빛나는 시간,
어둠이 내려앉은 길가에 문제의 클럽, 그 네온사인이 빛납니다.
아무래도 방금 영업을 시작한 모양이네요.
...라고 생각하던 차에, 누군가가 클럽 안으로 들어갑니다.
맞은편 길가에서 본 그의 모습은...
관찰력 판정
일리우:
...
...저거, 저거...
저 익숙한 뒤통수,
권이진 아닌가요!?
순식간에 클럽 안으로 익숙한 뒤통수가 사라닙니다.
...이만 들어가 볼까요?
-
일리우:(클럽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왜 임무 장소에 저 사람이?)
...
어두운 클럽의 입구로 향하면,
계단을 작게 밝히는 조명이 보입니다.
따라 내려갈수록 클럽 내부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이 그 크기를 더합니다.
계단의 끝에서 한 번 더 문을 열면...
직원: 손님, 초대권 가지고 계십니까?
...
...초대권?
클럽에 웬 초대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일리우:(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매혹으로 꼬드겨본다.)
직원:...손님...
일리우:초대권은 어디서 얻는데요...
직원:저는 초대권을 팔지 않습니다만. (찌릿)
...이를 어떡하죠?
지능 판정
일리우:
세상은 물질만능주의...아닌가요?
이 직원도 분명 돈을 받고 일하는 일반 세상 사람일 게 분명하니까요.
돈으로 매수해본다든지...
그도 안된다면...
몰래 잠입해볼 수도 있겠네요.
일리우:(시작부터 꼬이는 상황을 뒤로하고 직원의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나왔다. 대신 몰래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곳을 찾는다...)
은밀행동 판정
일리우:
직원의 눈을 따돌리고...
불법 루트를 통해 입구를 무사히 통과하고 클럽 안으로 입성에 성공합니다.
클럽 안으로 들어오면 나른한 분위기의 음악이 사위를 가득 채웁니다.
시끄러운 클럽보다는 칵테일 바에 가까운 음악이네요.
방금 영업을 시작한 덕일까요?
여타 클럽처럼 사람이 가득하지 않고, 몇몇 이들이 뭉쳐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게 보입니다.
...
그렇게 입구를 스쳐 지나가면, 어느 남자들이 중얼거리듯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른하지만, 유독 큰 음악 소리 덕에 잘 들리지 않는데...
귀를 기울여볼까요?
듣기 판정
일리우:
강행?
일리우:(다시 잘 들어본다...)
노래에 묻혀 대화소리가 잘 들리지 않네요.
...
내용은 여전히 잘 들리지 않지만,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걸 보니 말다툼으로 번진 모양입니다.
무슨 문제인지는 몰라도 신경 쓸 일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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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시끄러운 잡음을 뒤로하고 타겟이 어디에 있나 둘러본다. 자주 가는 자리를 전달받았었는데. VIP 바 테이블, 가장 왼쪽을 찾는다.)
...
굳이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 번쩍번쩍한 테이블이 VIP 바 테이블인 거죠?
그리고...
...
가장 왼쪽, 벽과 맞닿은 구석에 누군가가 앉아있습니다.
아니, 설마...
저 사람이 이번 미션의 타겟이라고요?
...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비록 상대가 충격적이라도 일은 일이니까요.
최고의 스파이답게,
어떻게든 해냅시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
일리우:(정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긴 하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며 부정할 수도 없는 일. 과연 저 사람에게 미인계가 통할까 싶지만 일단 해보는 수밖에. 그는 천천히 타겟에게로 다가가 몸을 숙여 앉아있는 상대의 귓가에 깊숙이 파고들어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런 곳에 아는 사람이 있네요.
권이진:(짤그락, 잔에 얼음 부딪히는 소리를 뒤로 생경하게 파고드는 익숙한 음역에 고개가 돌아간다.) ...일ㄹ, (순간 잔을 놓을 뻔했는지 청량한 울림이 요란스럽다. ...얘가 왜 여기에 있지, 따위의 의문이나 품었다가도 우연의 일치인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랜만이네, 레빗.
일리우:(오랜만이라는 말에 묘하게 시선이 가늘어진다. 그야 그러시겠지요. 내 연락은 받지 않던 당신이니까.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만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임무 중에 속이 상한 티를 내어 무얼 하겠는가.) 선배를 만나다니 의외군요. (귓가에서 떨어지지 않고 말을 뱉던 그는 이제야 천천히 몸을 세웠다. 두고 보라지. 완벽히 속여주겠다.) 이런 곳을 잘 오는 사람이었던가요?
권이진:...그러게. (극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마음이 영 좋지만은 않다. 그야 네게 나는 그저 나쁜 새끼로 각인되어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으니. 테이블에 조심스레 잔을 내려두고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쉰다. 평소에야 시선을 맞추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면, 이번만큼은 보기가 껄끄러워서 애먼 곳에 시선을 두더라.) ... 알 필요 없잖아. ... 너야말로 여긴 왜 온 거야. 여태... 여기서 본 적 없었는데.
일리우:신기해서 말 걸었을 뿐인데, 너무 날 세우지 마요. (선배는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집요하게 붙어서 말을 거는데도 전처럼 시선 하나 받기가 쉽지 않다. 그런 식으로 나오시겠다 이거지.) 여기에 처음 온 건 맞아요. 그러니 당연히 여기서 본 적 없을 테고요. 근데 그러는 선배는... 자주 오셨나 봐요? (옆에 꼿꼿이 서 있던 그는 느릿한 움직임으로 당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살짝 허리를 숙여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제 입꼬리를 올리며 비릿한 미소를 짓고는 목소리를 흘렸다.) 그런데 내가... 다른 곳도 안 갈 것 같아요?
권이진:... 답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선을 긋는 건 본의 아닌 발화 방식. 일찍이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집요하게 늘어지는 행태는 과연 제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다, 좋게 타이르려 네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다 어깨 위로 선득하게 내려앉는 무게에 일제히 행동을 멈췄다. 그간 봐왔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 것 양 반전된 뉘앙스가 익숙지 않아 노랫소리보다도 강렬하게 파고드는 음에 목울대를 젖힌 줄을 모른다. 분위기에 이끌리기라도 했는지 차츰 돌아간 고개에 시선이 위로 들렸다.) ... 그걸 ... 지금 말하는 이유가 뭐지, 일리우. ... 너랑은 여기서 이럴 시간 없어. (파트너를 찾는 거라면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알아봐. 그리 말하며 홱, 고개를 돌렸다.)
일리우:
권이진:(식상하게 나올 뻔한 질문이 나오지 않는 쪽이 더 두려운 거 알까, 의중을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왜 내 연락도 받지도 않고 떠난 거냐는 말이 먼저 나올 줄 알았건만. 손에 들린 도수만큼이나 속이 타들어가는 꼴이다.) ...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 않나.? 아직 요원인 몸으로... (중얼) 가서 일이나 봐. (왜인지 순전히 오고 싶다는 이유 하나 가지고 왔을 것 같지는 않았으니 덧붙이는 소리다. 의심병이라도 있는 것이냐 물으면 믿고 싶은 대로 믿으라며 관심을 꺼버릴 작자였다. 제 말에도 아랑곳 않고 옆자리를 당당히 꿰차고 앉은 것에 힐긋, 숨쉬기가 불편한 듯싶어 짧은 숨이 한심스럽게 새나간다. 간극이 벌어지기가 무섭게 끌어당겨졌다. 그에 끌리듯이 눈동자가 네 손을 타고, 더욱 올라가 선연한 금빛에 빼앗겼다. 유독 노골적인 기세에 어색함이나 불편함 따위를 감추지 못하고 유리잔에 손톱을 가볍게 부딪힌다. 또다시 정면을 향해, 아니 그보다도 조금 더 안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표정 관리조차도 못할 것 같으면, 보이지 않는 게 상책이니까. ) ... 못 본 새에 남색에 흥미라도 생기셨나, (갈증에 알코올이라도 뿌리고 싶어, 유리잔의 물기를 손가락으로 연신 훑어낸다.) 아쉽게도 나는... 그쪽에는 관심이 없어서. (슬며시 바라봤을까, 물론 마음에 없을 소리였다.)
일리우:내가 신경 써야 할 사람은 지금 눈앞에 있는데. (고개를 슬 기울이며 당신의 얼굴을 진득하게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순수함을 가장한 얼굴이다. 요원이나 남색 같은 말에 아무런 동요도 비추지 않는다. 내보이고 있는 건 그저 당신을 향한 욕정뿐일 터.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손이 떠나기 아쉽다는 듯 자꾸만 당신의 목이며 옷깃을 스친다.) 선배 앞에서는 꽤 성실하게 굴긴 했죠. 근데, 그건 과거잖아요. 여기는 내 놀이터고, 그쪽도 이제 내 선배가 아닌데.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제 반대쪽에 있는 등받이에 손을 짚었다. 자칫 당신의 위에 올라탄 행세의 그는 녹빛 머리카락에 머물던 손을 노란 넥타이로 옮겼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부드러운 넥타이를 휘감아 힘을 주어 가볍게 잡아당겼는데, 밀착된 시선 사이로는 아까와 같은 미소가 흘렀다.) 걱정 마세요, 형. 곧 생길 거니까.
권이진:... 허, (단순 짧은 탄식이 새어나간 것은 필시 네 말에 제 안의 것이 동해서 그렇겠지. 결국에 참을성 없이 잔을 들어 입을 맞췄다. 그럼에도 올곧은 척, 잔을 오르내리던 손길은 나긋하기 그지없다. 수틀리게 자꾸만 비집고 들어오려는 것이 버릇이 없어 사고가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무의식은 이를 눈치챘는지 더욱이 '이제 내 후배도 아닌' 너를 멀리하라며 네 목소리를 불쾌하게만 받아들였다.) ... (자리에서 일어나야지, 안되겠다. 속결로 판단하는 그 순간을 치고 들어오는 건 마주하기 싫은 미소였다.전보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져서, 음색을 가장한 숨결이 잔 밑바닥에 깔린 보드카를 대신해 넘어오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괜히 취기가 돈다, 하필이면. 찬찬히 그 보기 좋은 낯을 훑어내리는 자신을 불현듯 깨닫고서는 손을 올려 네 쇄골 부근을 지그시 눌러 밀어내었다. 느슨해진 넥타이가 부드러운 선을 그렸다. 덧붙여 고개를 돌렸다,라는 식상해진 행동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테지.) ... 그런 식으로 널 생각해 본 적... 없을뿐더러 지금 내겐 우선순위가 따로 있어. 그리고... ... (지금은 곤란하다는 거... 알잖아,라며. 느릿하게 말을 덧붙이던 시선이 넓은 공간을 향해 시계 추처럼 오갔다.)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주변의 지긋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관찰력 판정
일리우:
이곳은 바니까요, 노골적인 시선이야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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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곁눈질로 다른 사람들이 있던 공간을 훑는다. 제 몸에 닿는 손의 압력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뒤로 밀려난다. 자신은 한 달을 꼬박 무시했으면서 이런 곳에 자주 온 걸로 모자라 우선순위가 따로 있다니. 이 선배가 애인이라도 생겼나? 별안간, 줄곧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짓던 그가 거의 처음으로 옛날과도 같은 차분한 얼굴을 하고는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당신을 바라본다.) 그렇다면 그 우선순위가 뭔지 들어볼까요. 나를 납득시킨다면 순순히 물러날게요. 근데, (몸을 틀어 옆자리로 돌아온 그는 손끝에 걸린 넥타이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사랑 같은 뻔한 거짓말은 하지 말고요.
권이진:(넥타이에 끝자락, 그 위에 위태롭게 남겨지는 흔적을 감상하자니 동공이 한풀 흔들린다. 더는 제 목을 축일 양의 것이 없는 빈 잔을 구태여 놓지 못한다. 순애라는 것을 입에 담을 여지는 없었는데도 그 사랑이라는 거짓부렁에 손에 쥔 패를 잃은 양 하얗게 번지는 해무가 뇌리에 끼어 나는 순간 말하는 법을 잊었다. 정신을 차려보자 이미 빼앗겨버린 시선의 끝이 야속하다. 같잖은 술수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었나. 저를 두고 한탄하는 말이었다. 접착이라도 된 줄 알았던 입술이 겨우 떨어져 언어 다운 것을 구사할 줄 알았다.) ...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 그것뿐이야.
일리우:왜 만나고 싶어요? (자꾸만 자신이 아닌 곳에 떨어지던 시선이 결국 흔들리는 모습은 나쁘지 않다. 아니, '나쁘지 않다'라는 표현은 그다지 적절치 못하겠지. 물론 조금 만족감을 얻은 건 사실이지만,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거나 약간의 복수를 위해서라고 타이르던 생각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그는 자신의 선배를 속여서 제 목적을 달성하고 홀연히 사라져야 한다. 아무리 자신을 밀어내도 괜찮을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왜 선배가 내 타깃이 되었어요. 조금은 씁쓸하지만, 그는 곧 이런 기분을 갈무리했다. 일하면서 이런 일쯤은 종종 일어나는 흔한 해프닝일 뿐이니까. 부드러운 손길로 옷감을 떨어트린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넥타이를 확 잡아당겼다.) 그건 날 거절할 이유가 되지 못하는데.
권이진:(유혹에 걸려든 것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 착각하는 건 어리석은 자나 할 법한 착각이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붙잡힌 꼬리를 보고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건 겪어보지 못한 자는 말을 할 수 없는 처지가 옳다는 걸 몸소 체험해보고 있기 때문이다. 음절 하나마저 귓속을 가로질러 뇌리 구석까지 파고들어 정신이 혼미할 지경에 숨 돌릴 틈이 생길 것 같으면 한달음에 숨이 막혀온다. 지금도 마찬가지였고, 아마 다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 끌려간 거리가 제법 나쁘지 않다. 무표정하게 가라앉아 서늘하다고까지 느껴지는 낯에 속이 뭉근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얼뜨게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더운 숨이 흘러내렸다. 술을 마셔서 그래, 아, 이런 걸 보고 어리석다 하는 건가 봐.) ...
...
아... 보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떠오른 저거... 하트인가요?
헛것이 다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미 당신에게 빠져버린 이 사람은... 헛것이 아니네요.
...
그래요, 무사히 미션의 반을 수행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둘만의 장소로 데려가서 제압한 후, 몸수색해 열쇠라는 걸 찾으면 되는 거였죠?
상대가 이전 당신의 선배였던, 심지어 퇴사 후에 연락 한 번 하지 않던 놈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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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봉투에 붙어있던 메모를 떠올립니다.
여기는 분명...
...
압니다.
미션을 위해 몇 번 방문했던 곳이니, 지나칠 정도로 잘 아는 곳이죠.
럭셔리 호텔의 최상층 스위트룸입니다.
이전에 마코르와도 미션을 했던 곳인데, 이런 미션을 위해 가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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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그는 손에 쥔 힘을 풀더니 내리깐 눈으로 당신을 똑바로 응시했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노란빛을 따라 뻗은 손끝은 당신의 가슴팍을 지그시 눌렀다.) 따라와 줄 거죠, 형. (어느새 다른 한 손은 당신의 손을 꼭 쥐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손을 가볍게 당겼다.)
권이진:(몸이 눌리던 탓에 연거푸 한숨을 가장한 열기를 몸속에서 끄집어내었다. 그 민감한 손끝에 맥박이라도 전해질까 깊게 숨을 빼어낸다. 언제라도 좋으니 취해서 경황이 없었다는 비루한 변명이 통해도 좋을 상황이야. 마지막이 구차해진다면 너절해져서라도 지금 너를 따라가려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해지고 싶었으니까, 도수가 높은 술을 고른 오늘을 칭찬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그러 쥐인 손에 살짝 힘을 주어 의사를 표한다. 신경이 두드러진 살갗을 맞댐으로써 이미 우선순위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졌다.) ... 이번만이야. (네게 미안해도 좋을 이유가 있다는 것처럼 포장하며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은은한 음악만 퍼져 나오던 클럽의 음악이 짧게 끊어지는 순간,
분명한 남성의 목소리 하나를 듣습니다.
듣기 판정
일리우:
...
*
끈적한 음악이 흘러나오던 클럽을 벗어나면,
가벼운 밤바람이 두 사람을 감쌉니다.
사람 하나 없는 고요한 골목에는 당신과 권이진의 발소리만이 들어찹니다.
...
빠르게 이동해볼까요?
...라고 생각하던 중,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나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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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밖에서 다른 사람의 기척을 느낀다고 해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으나, 그럼에도 괜히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입구에서 봤던 남자 둘이 나와 담배를 꺼내고 있습니다.
...
당신은 메모를 떠올리고, 눈으로 길을 더듬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더라?
일리우:(메모에 적힌 대로라면 그리 복잡한 길은 아니기도 하고, 이미 가본 적이 있는 곳이니 기억을 더듬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
타겟과 함께 길을 걷다 보면...
조용한 골목 가에 네 사람의 발소리가 울립니다.
네 사람?
지금 당신 옆에는 구 선배밖에 없는데도요?
딱딱 맞춰지는 발소리가 기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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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 (그리 좋지 않은 예감에 일부러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재촉해본다.)
느낌이 영 수상한데... 어서 빨리 목적지로 가야겠습니다.
...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거...
클럽에서 들었던 목소리랑 똑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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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이젠 더 의심할 필요도 없다, 명백히 수상한 두 사람의 행세에 빨리 이 자리를 떠야만 할 것 같다. 달릴 준비.)
...뻔하군요.
너무 뻔한 이야기입니다.
당신과 권이진, 아니, 정확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권이진, 미행당하고 있군요?
역시 따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민첩 혹은 은밀행동 판정
일리우:
...
가볍게 미행을 따돌리고...
한눈에 보기에도 '나 고급입니다'하는 호텔 앞에 도착합니다.
회전문 옆의 커다란 별 다섯 해가 번쩍이네요.
체크인을 하고 객실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
일리우:(호텔 카운터로 가서 3371호 체크인을 합니다.)
이름을 말하고, 이용하지도 않을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체크인을 마치면,
직원이 방긋 웃는 얼굴로 덧붙입니다.
직원:스위트♥로맨스 프로모션으로 예약해주셨죠? 예약하실 때 체크인 시간을 말씀해주셔서... 룸 내에 레드와인 한 병과 아이스 버킷, 치즈 플레터 세팅 완료되어있습니다.
스위트♥로맨스 프로모션...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으면, 직원은 한 마디를 더 덧붙이며 객실 카드키를 건넵니다.
직원: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끝내주게 즐거운 시간을 위해 움직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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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방을 왜 그런 걸로 잡아놨지?? 조금 약 오르는 기분을 느꼈지만, 객실로 향하기 위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말을 겁니다.) 있죠, 형.
권이진:... 왜.
일리우:(가볍게 당신의 머리끝에 입을 맞추고는) 그냥 불러봤어요.
권이진:...
일리우:(제 선배의 이런 모습이 낯설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써야 할 때는 아니겠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니 발걸음을 객실로 향했다.)
...
미션 내용을 머릿속으로 되뇌며 객실로 향합니다.
옆을 바라보면...
아, 저 핑크빛 눈빛.
당신에게 흠뻑 빠져버린 그의 눈빛은 가라앉을 기미 하나 보이지 않네요.
...
기다란 복도를 걸어 끝으로 향하면, 스위트♥로맨스 프로모션의 객실, 3371호가 눈에 들어옵니다.
...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면...
직원이 말했던 와인과 치즈 플래터가 잘 세팅되어있네요.
그 외의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따지자면... ...카드를 꽂았음에도 조명이 지나치게 은은하다는 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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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노골적인 객실의 분위기에 자연히 눈매가 가늘어진다. 뭐, 일을 수행하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따라와 줘서 고마워요. (당신의 목에 제 팔을 두르고는 옅은 미소를 흘린다. 당신의 귓바퀴를 가볍게 깨물고는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었다. 그 자세 그대로 입을 바짝 가져다 대고는) 형 먼저 씻고 와요. (그리 말하며 당신에게서 떨어지고는 와인이 있는 곳으로 가 자연스럽게 병을 손에 쥔다.)
권이진:(예기치 못하고 훅 들어오는 건 좀 전의 제 생각이 맞아떨어진 시점이 분명했다. 당장에 둘만 있게 된 공간에서 몇 발자국 떼지도 못한 채로 감각 하나가 침식당할 줄은 몰랐지만. 실로 자극적이었다. 권유가 아닌 회유에 다시 갈증이 목에 끼인다. 얼음이 녹아 생긴 물을 마시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당장에 띄워진 거리를 붙잡아 목덜미를 어루만져 달라 하고 싶었던 것을 참아내느라 표정이 다 꿈틀거렸다. 언제까지고 걸려들 도발에 반항하지 못할 바에야 도리어 같은 선상에 끌어내리는 게, 상책 아니겠어.) ... (목을 조르는 넥타이나 살짝 끌어내리던 손길이 천을 따라 네 흔적에 머물러 날아가 버린 온기를 찾아 스쳐 지나가간다. 이미 행선지를 알고 있는 마당에 고개를 끄덕여 보일 필요는 없었으므로 곧장 몸을 옮겨 모습을 감추었다.)
일리우:(시야에서 사라진 타겟의 모습에 들리지도 않을 한숨을 짧게 내쉬고는 코르크 마개를 연다. 투명하고 깨끗한 잔에 와인을 쏟으니 알코올의 향이 코끝을 간질여 벌써 취기가 도는 것만 같다. 병을 기울이니 출렁이는 액체에 따라 손이 흔들려, 약하게 힘을 주어 반동을 막았다. 부드러운 손등에 슬며시 올라온 핏줄과 울긋불긋한 힘줄이 특히나 도드라진다. 하나의 잔은 반이 될까 말까 한 양의 술을 따랐는데, 미리 먹고 있던 흉내라도 낼 셈이었다. 무엇보다 수면제를 탄 잔을 구분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였다. 딱 봐도 자신의 잔보다 가득 담긴 술잔에 수면제를 털어 넣는다. 일렁이는 마음을 뒤로하고 당신에게 줄 와인잔을 살짝 흔드니 물결치는 모습이 꽤 보기 좋다. 약하게 제 아랫입술을 깨문 그는 곧 표정을 정리하고,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 걸어두었다. 제 앞머리와 셔츠는 되는대로 풀어 해친 채 마시지도 않을 가벼운 와인잔을 들고는 그러 살랑살랑 흔들며 바라보았다.)
권이진:하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홀로된 공간에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손가락 안쪽이 눈을 완전히 뒤덮었다 스르륵 내려가기도 했고. 반쯤 맑아진 시야로 거울 앞에 서자 익숙한 듯 낯선 공간이 눈에 익었다. 그보다는 원초적인 생각으로 이곳에 발을 디딘 스스로가 제일 눈에 띄었지만.) ... (세면대 앞에 선 채 물을 틀고는 오른손을 적셨다. 왼손은 세면대를 착실하게 붙잡고 있었다. 세찬 물줄기가 손등에 닿아 갈라지고 사이로 흘러내렸다. ... 내가 잠시 생각이 짧았나.라는 생각은 거친 물줄기에 금방 씻겨 내려갔다. 방해받을 일도 없을뿐더러 목줄을 당기려 드는 너를 마다하고 싶은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기에.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보자, 따위의 안일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이러한 사고까지 미치지 못하는 불꽃이 튄 오로지 너를 향한 욕정이다. 일일이 이유를 따지기가 귀찮아졌다. 칠칠맞게 씻고 나서 물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낯으로 턱없는 문을 넘었다. 급하지 않은 미적지근한 동세 속에 조급함을 숨긴 터였다. 네가 의자 뒤로 다가가 가볍게 흔들리는 와인잔을 네 손에서 빼내어 가져간다. 그를 빌미로 손가락 등을 살짝 겹쳐 잡았었을까.) ... 여유롭네.
일리우:아, (제 손에 들린 잔이 사라지니 가벼운 탄식이 흘렀다. 묘한 기류 탓일까, 겹쳐진 손이 괜히 간지러워 손가락이 살짝 움츠러들었는데, 이내 제 손 등을 밀어 당신의 손바닥에 진득이 문질렀다. 슬며시 턱을 들어 올려 흘낏 제 타깃을 바라보았고) 나름 이 취미에 일가견이 있어서요. (사실 클럽 따위 임무가 아니면 근처에도 안 가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야릇한 미소도, 끈적한 접촉도 모두 제 원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신을 유혹하는 자신의 모습에 이질감이 들어, 마치 거짓된 자신에게 잡아먹힐 것만 같다. 오로지 권이진, 그에게만 쏟아지는 욕망의 갈망. 연기라고는 해도 이건 정해진 시나리오가 아니다. 현실 속에서 자신만이 배우고, 자신만이 가짜인 연극. 짜인 대본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최고인 답을 내려 상대에게 넘긴다. 겨우 이런 임무 하나 받았다고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이 한심하다.) 와인이 있으니 같이 마실까 싶어 따라놨는데, 먼저 마셔버렸네요. 형이 마실 것도 있으니까 가볍게 마시는 건 어때요. (당신의 손목을 잡고는 제 얼굴로 가져가 손바닥에 뺨을 묻는다. 한껏 그윽한 눈빛을 내며 낮게 깔린 목소리를 내었고) 취했을 때 하면 더 재밌기도 하고.
권이진:(부딪히는 시선은 더 이상 피할 가치를 지니지 못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개중에는 무언가 가려져 있는 듯했으나 그를 신경 쓰고 있을 여유가 지금 나의 수중에는 들려있지 않았다. 와인잔이야, 네 손에서 빼내어왔을 때 한 번 눈길을 준 것으로 족하다. 네게 한 번 꽂힌 눈빛이랄 것이 다른 곳으로 새어나갈 일은 없어 보인다.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시야를 내려 허리를 숙이고 네 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것이 제가 보여주는 욕망의 일부분이었다. 갓 문질러진 비누 향이라곤 네게서 느낄 수가 없어 피부 아래로 느껴지는 체향에 취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능했다. 손바닥에 눌어붙은 감각을 읽으며 노골적인 투명함에 한 번, 네 어깨에 이마를 부딪히고서 바로 네 쪽을 향해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재미 보긴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뺨에 붙어있던 손에 의식을 불어넣었다. 턱을 더듬어 내려가기가 무섭게 안으로 굽은 손바닥 안에 착실히 감겨오는 목덜미가 매만지기가 좋았다. 엄지손가락으로 그 훤한 부분을 쓸어내렸다.) ... 취미 하나 가져볼까? 네가 말했었지, 곧 생길 거라고. (진짜인지 시험해보자는 거야. 0부터 시작된 것이 착각일지언정 말이다. 어깨에 이마를 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체향에 질식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으니까. 눈앞에 바로 놓인 것에 무심코 입술을 가져갔다. 평화롭게 물결치던 붉은색 와인잔이 미약하게 흔들렸다.)
일리우:(저항 없이 드러난 살결에 부드럽게 간질여오는 머리카락. 다정하고 관능적인 감각에 순간 사고가 어지럽혀진다. 취할 것만 같다. 제게 들러붙은 손길에 목이 죄여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에 애써 마른침을 삼켰다.) ... 형, 지금 엄청... (야해요. 튀어나가지 못한 말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이 선배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나? 클럽에서 자신을 밀어내던 모습이 환상 같다.) ... 그쪽에는 관심 없다고 했던 게 거짓말 같네요. (자신을 지킬만한 것 따위 하나 없는 몸에 당신의 욕망이 고스란히 묻히고, 귓속에 박힌 타겟의 목소리를 좀처럼 흘려보내지 못한다. 역전된 상황을 되돌릴 방도를 찾는다. 저 와인만 먹이면 되는데. 살짝 벌어진 입술은 애석하게도 답을 내보내지 못하고, 찌릿한 감각에 애꿎은 아랫입술이 제게 깨물린다.) 윽, 선배 잠시만... (대답을 바란 말이 아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소리였다. 의지되고 성숙했던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선배라는 호칭을 고른다.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면.... 희미한 상상이 스친 것만으로 손끝이 저릿하다. 자신이 뱉은 연약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않을까 싶어, 힘을 뺀 손으로 가볍게 당신 뺨을 문지르며 시선을 던졌다.)
권이진:(종지부 없는 말에 시선을 흘겼다. 손가락이 얹어진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이 위치를 옮겼다가 제자리로 돌아옴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제아무리 누구랑은 달리 이런 쪽엔 일가견이 없다 해도 본능이라는 추잡한 성질은 그 행동이 제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새겨 박는 듯하다. 하여, 애가 탔기에 목덜미를 어루만지는 열감 어린 손길이 셔츠 안자락의 톡 튀어나온 뼈 부근을 슬 문지르다 그대로 자연스레 목덜미를 부드럽게 그러쥐었다.) 하긴... 단순히 그런 흥미만으로 움직이는 쪽이 좋은 선택이겠지, (... 나나 너한테도. 반쯤 시야를 닫은 눈으로 희미하게 읊조린 음성은 오직 네게만 들렸을 특권이다.) 그럴 생각으로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 아니었어? (대놓고 흘리던 건 언제고 이제 와서 누그러든 기세에 조바심이 난 것을 숨기지 않고 고갤 들었다. 그와 함께 손에 들린 액체 역시 출렁거린다. 귓불에 수놓인 피어싱 가까이 목 안 깊숙이 꺼내어진 숨결이 묻어났다.) ...호칭은 뭐가 좋아, 요원 시절에 부르던 이름? (끊기지 않을 분위기에 이를 채 못 다 드러내고 미미하게 거릴 두었다. 네가 눈치채지 못할 각도의 시선이 집착스럽게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 아님 똑같이 후배는... 어색하니까 이름으로 불러주는 게 좋나? (어느 것 하나 입에 담지 않는 게 각별한 감정선이 생기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안다. 알면서 그랬다. 와중에도 제 뺨을 문지르며 선배라는 연약한 소릴 하는 꼴이 마음에 들어서.) 아까처럼... 덤빌 생각은 사라졌나? (검어진 속에서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일리우:(그렇게 달라붙었으니 이제 와서 내빼는 건 의심을 살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연스럽게 접근한 것까지는 좋은데 이 상황에서 와인을 먹일 궁리를 해야 한다니, 이제는 그냥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단, 제 신체 능력을 믿는 일은 무리였다. 자신을 압도하는 분위기의 이 남자는 최고의 스파이라 불렸던 선배니까. 자존심은 미뤄두고 진지하게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다. ... 이길 수 없다. 그런 상대에게 기껏 먹혀든 방법을 놓을 순 없다.) 이제 그런 거 내려놓고 나한테 집중해요. (적은 양의 와인이 찰랑거리던 잔을 빼앗아 제 입안에 전부 털어 넣는다. 액체가 혀를 타고 흐르며 입안 가장 은밀한 곳으로 들어간다. 적은 양만을 담아둔 과거를 칭찬하며, 단시간에 얼굴로 열이 오르는 걸 느낀다. 안 그래도 알코올에 취약한 자신인데, 이 이상 담아뒀다면... 위험했을지도 모르지. 빈 잔을 내려놓고는 자신이 실수한 게 아니기를 빈다.) 형. 이진 형. 내 이름을 불러요. 오늘 밤에 평생 불릴 이름을 다 들어보자고요.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이며 당신에게 다가간다. 약간 벌어진 입 틈새로 숨결과 함께 던진 목소리가 꽤 나른하다.) 키스해 줘요.
권이진:(취하기를 권유했던 너인 만큼 유치하게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무마하려 했다면 억지로라도 들이부을 수단을 품고 있었다. 가령 턱을 붙잡고 제 손에 들린 검붉은 술을 머금고 넘기어줄 심산이었음에 와인잔의 가는 목을 조르고 있었던 찰나였다. 온도가 오를수록 네 몸을 웃도는 감각이 빠르게 퍼져나갈 테니까. 때문에 취향 아닌 방식을 쓰지 않아도 되는 까닭에서 테이블로 잔을 놓으려 돌린 뒷모습에 간드러진 미소가 입가를 장식했다. 제가 놓은 패 옆의 텅 비어버린 잔이 근사하게 어울렸다. 귓바퀴를 핥는 목소리가 참으로 어여쁘기도 하지. 그 순간 눈까지 마주쳤다면 팽팽하던 끈이 크게 휘청였을 것이다. 뒤엉켜 쌓이기만 하는 감정에 표정을 지워내고 입술 간의 거리가 한 뼘도 채 되지 않게 된 건 한낱 미풍과도 같았다.) ... (가볍게도 분위기에 휘둘려서는 눈을 마주치고 있어야 할 시간을 생략했다. 아래를 향해 돌아간 붉은빛이 취기를 머금은 입술을 훑은 직후 젖은 파열음이 귓가를 적셨다. 두 번 꺾여 눈동자가 위로 들린다. 노랗게만 빛났을 눈동자에 붉은 기가 서렸다.) ... 이름 불릴 때 안 넘어올 자신... 있어? (손아귀에 네 목을 쥐고서 어루만졌다. 만질수록 탐이 나는데 이걸 당장 움켜쥐어버리면 안 되잖아, 그렇지. 네게서 어떤 답이 돌아오든 간에 나는 네 이름을 입에 담을 것이다. 갈구하는 입맞춤을 연신 퍼붓다 열띤 숨결만으로는 부족하니 그땐 감미롭게 네 이름을 섞어 내보내야지. 최고이신 우리 요원님은 이 정도로 넘어올 인간이 아니니까. 마지막은 가르침이랍시고 생각해 본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일리우:그런 말도 하고, 형이야말로 여유롭나 보네요. (느릿하게 깜빡인 눈꺼풀 안에는 당신의 것과 닮은 욕망이 담겼다. 고개를 쳐들어 한 걸음 다가서고는 뭉근하게 입술을 짓눌러 말캉한 감촉을 한껏 음미한다. 조금씩 입의 모양을 움직이며 상태의 형태를 제 입술에 새긴다. 어질 거리는 취기 때문인지 맞닿은 감각이 조금은 둔하고 멀게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찌릿한 신경이 어디선가 날아 들어와 자신을 찌르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잠시 동안 건조한 접촉을 이어가던 그는 조금 거리를 띄우며 입을 열어 둘 사이의 열기를 옅게 들이킨다. 찰나의 숨을 정리하고는, 그는 웃었다. 속눈썹을 내리깐 눈이 제 앞의 사람을 똑바로 응시했다.) 날 원한다면 넘어갈 때까지 불러줘야죠. (옅은 웃음기를 머금은 입이 도발의 말을 던진다. 정신이 혼미하고, 이성을 놓아버릴 정도로 날 원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이번 계획은 그런 것이니까. 제 팔을 당신의 허리에 둘러 목덜미부터 허리까지 척추를 따라 느긋한 손길을 보낸다.) 어떤 모습으로 유혹해 줄지 기대되네요. (꽤나 여유로운 낯을 띠었다.)
권이진:(한껏 예민해진 입술의 감각은 맞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농도가 짙어져만 갔다. 식도 아래보다도 더 깊숙한 곳부터 여태껏 경험해본 것들과는 거리가 먼 자극이 미지근하게 끓었다. 흡사 목마름과 비슷하게 속에서부터 메말라간다. 갈증을 채워줄 길은 바로 제 눈앞에 있다며 탐욕이 속삭였다. 마른 접촉이 고깝게 이어지던 와중에 그마저도 공중에 떠버리자 아쉬움에 무의식적으로 혀끝을 짧게 내비쳤다. 핥아낸 안쪽 살에서 미약하게 남은 와인의 향이 감돌았다.) ... 내가 누구랑 같을까 봐.? (앞날 창창한 후배님을 옛 선배가 발목을 잡겠어, 설마. 여유 띈 낯 앞에서 눈꼬리가 야살스럽게 휜 것을 계기로 앉은 다리 사이에 무릎을 대고 길던 높낮이를 줄였다. 마땅히 짚을 데가 없다는 이유로 남아돌던 손바닥이 등받이의 가장자리를 틀어쥔다. 자꾸만 목덜미에서 감돌던 손길이 턱 선을 따라 뺨을 가로지르고 피어싱 뒤편에 길게 뻗은 네 손가락이 자리했다. 너를 온전히 탐미하기에는 달린 손이 둘뿐이라, 입맞춤만으로는 허기질 감정을 달래기 위해선 뺨이라도 어루만져야 했기에 고운 엄지로 연신 닿은 살결을 문지르는 것이 여념이 없어 보였다.) 유혹한 건 너잖아, 일리우. (말과 동시에 점차 돌아가던 고개가 이름 석 자를 완전히 입에 담는 순간 맞물렸다. 바르게 그인 눈꺼풀이 감겨 온통 검어진 신경에 점차 들어차는 건 너로 새겨진 쾌락과 탐욕이 전부였다.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되바라진 입소리에 네 숨이 먹고 싶어 고개를 좀 더 틀어 빈틈없이 새는 숨을 막고 살덩이를 밀어 넣었다. 혀를 맞대고 타액이 엉기기 시작하기가 무섭게 아득해지는 신경이 황홀에 버금갈 지경이다. 쾌락에 발을 디딘 순간이었다. 잠시 손을 내려 네 팔을 따라 더듬어 내려가 손을 붙잡고서는 살짝 내려온 제 넥타이 위에 손을 올려주었다. 네 손으로 직접 숨통을 틔워주기를 바랐다. 네게 꾀어난 나를 몽환에서 깨기 전까지는 정성스레 책임져줘야지, 일리우.)
일리우:맞네, 꼬셔버렸네요. (목소리에 어린 것은 후회나 원망 따위가 아닌, 은은한 성취감이었다. 그는 다리 사이의 소파에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느끼며 당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은은한 불빛 사이에서 당신의 윤관이 점차 다가오는 것에 두 눈을 슬며시 감았다. 자신의 입안으로 지금껏 들여보내지 않았던 것이 무자비하게 침범해왔다. 여린 살 안쪽에 하나만이 존재했던 혀가 또 하나 뒤섞이며, 자신의 타액을 여과 없이 흘려보내니, 이대로 당신에게 잠식되어버릴 것 같다. 서로 다른 것이었을 액체가 하나가 되며 야릇한 소리를 울린다. 옅은 비누 향과 와인 향이 맴돌다가 이내 흩어졌다. 그것은 필시 잔류한 향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마비되어버린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온도와 타액, 숨결 그리고 존재감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일 테지. 자신의 온 신경이 당신에게 지배당했음에 애써 이유를 찾아 붙인다. 몽롱해지는 정신을 붙잡을 여력이 없는 것을 보니, 취기가 돌았나 보다. 실수했네. 으음, 제 호흡에 작은 목소리가 타고 흘러나온다. 선배와는 첫 키스라는 허무맹랑한 생각 따위를 떠올리며 옮겨지는 손의 감각을 느낀다. 이제는 맞닿은 손마저 데일 것처럼 뜨겁다. 클럽에서는 절대 놓지 않을 것처럼 굴던 넥타이를 가볍게도 풀어서 제 손을 떠나보낸다. 그렇게 멈출 새도 없이 툭, 검은 셔츠의 단추를 하나, 둘 풀어내고는 은밀하게 상대의 목덜미에 손을 집어넣었다.) ... 아직 부족해요.
권이진:(입술이 번들거리고 한층 더 탐스럽게 붉은빛이 두드러질 때까지 뒤엉킨 타액을 목구멍 너머로 감추며 속절없이 파고들었다. 쉽게 가시지 않을 열감마저 모조리 빼앗아 삼키다 만족스럽게 차오르는 포만감에 각도를 올려 타액을 흘려보냈다. 턱을 타고 흐를 것을 방지라도 해주는 척, 눈가며 볼을 쓰다듬던 손가락이 턱 선을 따라 부드럽게 내려간다. 손바닥이 지나가 정지한 곳은 다름 아닌 처음 너를 만진 그 자리 그대로의 위치, 네 뱃속에 든 전부에 제 것이 섞이기를 탐하는 음욕, 그 이상도 이하의 것도 아니다.) ... 하아 , (목덜미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천자락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 안을 비집고 들어온 피부의 온도가 선득하게 달라붙어 뜨겁게 녹아내린다. 달뜬 눈을 희미하게 뜨고선, 네 하순을 핥아내었다.) 토끼 주제에... 욕구불만이 길어. (나른한 비소를 한아름 띄우고서 쇄골이 보이는 목덜미에 입술을 밀착시켜 깊게 빨아들였다. 그렇게 새겨진 붉은 흔이 제법 마음에 들어 손을 옮겨 쓰다듬으며 노골적인 음을 울렸다.) 옛정을 생각하고도... 더 하기를 바라는 변태일 줄이야. (존경심 따위는 없던 건가, 낮게 깔린 목소리가 은은한 색을 띠었다. 같은 업계에 몸을 담고 있던 만큼 네게 품은 의구심이 쉽사리 거두어질 리가. 나를 타깃으로 수작을 부리는 이유가 뭔지가 알고 싶었을 뿐이다. 순순히 토해낼 거란 기대는 일말도 없었지만.)
일리우:(가득 담긴 타액을 흘리지 않고 꿀꺽 삼켜낸 직후 잠깐 막혔던 숨을 다시 토해낸다. 지금은 임무 중이다. 무딘 감각을 떨쳐내려 잠시 고개를 틀어 깨끗한 공기를 들이켰지만, 그마저도 당신에게 만져지는 감각에 허무하게 도로 뱉어진다. 달아오른 몸의 열이 좀처럼 식지 않는다. 비릿한 미소와 잘도 어울리는 목소리를 귀에 집어넣으니 수치심이 일었지만 그런 걸 표현할 처지가 되지 못했다. 평소라면 절대 입에 담지도 않을 말을 태연히 지어낸다.) 토끼는 빨리 끝낸다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줄게요. (씨익 웃는 입가를 그대로 드러내며 염소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덧붙인다. 속으로는 그 염소에게 당하기 직전이란 사실에 긴장하고 있으면서도. 지금조차 붉은 흔적을 새기는 과정이 자극적이라 입을 꾹 다물고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 와중에도 목은 쉬지 못하고 자꾸만 목소리를 울려대야 했다.) ... 의지하던 옛 선배와 몸을 섞기에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봐요? (한껏 풀어진 표정으로 제 옷의 단추를 매만지며 당신을 마주한다. 꿋꿋하게 추잡하고 질척이는 모습을 연기하며 이 장소에 녹아드려 발버둥 친다.) 그런 게 아니면 왜 아는 사람에게 말을 걸겠어요. (결국 자리를 지키지 못한 단추가 구멍에 흘러 들어가 셔츠를 벌렸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그는 기울어진 고개에 따라 약간은 삐딱해진 시선을 건넸다.) 술 마시고 하자고 했던 말, 진심이었는데. 변태의 취향에 어울려줄 생각 없어요, 이진 형? (잊지 못할 밤을 안겨줄게요. 손을 들어 올려 제 엄지로 당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쓸더니 약하게 짓눌렀다.)
권이진:... 많이 컸네, 일리우. (가느다란 식도를 타고 뒤섞였을 타액이 느릿하게 넘어갔음이 고스란히 지문 끝에서부터 전해졌음을 느낀다. 흡족함을 속으로 감추어내며 절로 지어진 웃음이 야릇한 선을 그리며 휜다. 그 미소가 언뜻 보아 제 뿌리를 하대 시 하는 음성에 반응해 내비친 것으로 보였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터, 어차피 붉어질 네 시야각에는 들지 못할 표정이다. 한마디를 내보내면 되로 갚는 버릇이 있나, 속을 긁어내버릴 작정이었다면 반쯤은 착실히 먹혀들고 있었다. 주제넘게 칭찬해본다. 교묘하게 제 신경을 갉아먹히는 너를 끌어들이려 질척한 본색이 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의지하던 옛 선배, 어감이 나쁘지 않다. 고작 한 달 전의 옛 추억이 검붉은 빛을 머금고 각색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 그 선배가 퇴사하기 전까지 어떻게 참았어, 이런 식으로... 꼬릴 흔들었나. (손바닥이 미끄러지듯 몸 선을 따라 내려가 한 움큼 손 안 가득 짧은 꼬릴 그러당기었다.) 퇴사한 다른 선배... 아님... (눈앞에서 애태롭게 꿈질거리던 손가락 앞에 때묻지 않은 앞섶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을 온전히 담아내었다. ... 아, 말문이 잠시 끊어진 것이 자연스럽게 벌어진 입술 새에서 뒤이어진다.) ... 리우 취향에는... 이런 질투 어린 나열은 불필요한가.? (알맞게 그립감이 좋아 쓰다듬던 것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움켜쥐곤 스르륵, 손에서 놓았다. 붉은 자국 두 개를 남기고서 소파를 짓누르던 무게가 멀어진다. 반쯤 몸을 돌려 고개만 널 향해 정면을 선 채 시선을 아래로 두었다. 웃는 기색 없이 등받이에서 떨어진 손이 제가 새긴 자국을 좌표로 얹어져 벌어진 앞섶을 미끄러지다 돌아와 뺨을 어루만지곤 그대로 홀연히 멀어진다.)
일리우:내가 일터에서 누구를 건드렸는지... 형만 모를걸요. (다른 이의 손에 담긴 초라한 꼬리가 미약하게 튀는 움직임을 보인다. 남의 눈길조차 쉬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도달한 온도가 자신을 위험하게 간지럽힌다. 순간 들이킨 헛숨을 다시금 천천히 내보낸다.) 흣, 하아..., 질투에 눈이 멀어서 귀찮게 하지만 않으면 괜찮아요. 무엇보다... 꽤 귀여워서 보기에도 좋고. (이 방에 하나뿐인 상대인 당신을 가리킨 말이었다. 그 어투의 속에는 상대를 떠보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저에게서 몸을 떨어트린 자가 내뻗은 손길에 내리깐 눈이 그 궤도를 멀겋게 쫓는다. 제 몸을 문지르는 것이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닌 시커먼 욕망 덩어리만 같다. 그리고 뒤이어 자신 앞에 담긴 인물의 윤곽에 그는 돌연 고개를 들어 뚜렷해진 시야로 형상을 응시했다. 찰랑거리는 와인이 당신의 몸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바라본다. 결국 제 희망대로 움직여주는 동세에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의 끈이 한껏 호를 그리며 휘어진다. 한 손을 들어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감추려 든다. 마치 버릇처럼. 허공에서 부딪힌 시선의 출발점은 아까와도 다름없는 태연한 표정이 돌아와 있었다. 뒤엉킨 손가락을 다소 강하게 옭아매며 상대의 손가락 사이를 힘주어 문질렀다.) 한 잔을 전부 마셔놓고는. (제 입 앞으로 빠르게 끌어당긴 타겟의 손등에 자신의 혀를 눌러 문지른다. 끈적한 타액이 물기 어린 길을 남기고, 손가락으로 이동한 움직임은 집착스럽게 엉켜들다가 하얀 이를 세워 당신의 약지에 결코 약하지 않을 자국을 남긴다.) 고마워요, 선배.
권이진:... ,(빠듯하게 마찰되는 좁은 살 틈에 실로 탄식을 터트릴 것만 같은 충동적인 쾌감이 일었다. 훤하게 드러난 구석진 틈이 고작 문질러진 것만으로 등줄기를 따라 묘한 짜릿함이 타고 흘렀다. 옅게 피어올랐던 눈가가 교묘하게 가늘어졌고, 가슴이 부푸려는 것을 이성으로 내리눌렀다. 전부터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만큼이나 성에 대해 잘 알고 있겠거니, 자극이 강한 지점을 꿰뚫고 있겠구나. 안일하게 생각한 시점부터가 허당의 극치였다.) ... 같은 부류가 되는 건 싫어서 그래.? (시선에 담긴 달싹이는 입술이 은은한 조명에 탐스럽게 빛을 띈다. 전보다 혈색이 파릇하게 도는 것이, 저로 인한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에 다시금 목이 말라 목울대를 젖히려던 순간, 휘발된 알코올의 향을 잔뜩 머금고 있던 입술이 열띤 숨을 퍼트리며 색스러운 음이 낮게 터트려져 입술 밖으로 새었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뭉근하게 문대는 부근부터 전기 같은 것이 찌르르 울렸다. 무의식적으로 움츠린 손은 오히려 애달프게 네 손등에 달라붙어 한층 애틋하게 손을 밀착시킨 형태가 되는 꼴이었다. 등허리가 마비될 만큼 속절없이 밀려드는 쾌락에 물들어, 손가락에 아찔한 자극이 더해지자 성감으로 단전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반사적으로 꿈틀린 눈썹이나 앞니에 짓물린 하순의 안쪽 살은 이성이 붙잡은 마지막 수단에 가까웠을까. 목까지 달아오를 뻔한 열이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내려앉는다. 안도스러움에, 열감을 죽이기 위해 깊숙한 한숨을 내쉰다.) ... ... 하아-..., (취기가 전례 없이 빨리 돌아버린다. 정말 술에 취한 것인지 눈앞에서 보이지도 않는 꼬릴 흔드는 네게 취한 것인지. 몽롱해지는 정신머리에 이를 분간할 여력이 없었다. 무언가 이상했다.) ... 리우야. (왜인지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아 갈무리되지 못한 달뜬 숨으로 네 이름만을 불렀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자 한줄기 남은 이성이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너, ... 와인에 뭘 넣은 거..., (끝도 맺지 못한 말이 사그라들었다. 갑작스럽게 매몰된 암전에 온몸의 감각이 바람 앞의 촛불이었던 것 마냥 훅, 꺼져버렸다. 중심을 잃고 앞으로 기우는 감기던 시야 속에, 손바닥의 온도가 마지막까지 희미하게 번지다 결국 사라졌음을 인지했다.)
일리우:(연한 장밋빛의 혀가 와인을 한껏 머금은 색으로 살갗을 유린했다. 복잡하게 겹쳐진 덕에 제 것과 함께 문지르는 감각이 묘하다. 애무에 집중한 혀는 대답의 말을 지어내지 못하고 그저 달라붙는 것밖에 할 줄 몰랐다. 터져 나온 목소리에 저 또한 자극을 받았을까, 하지만 그것도 이젠 지난 이야기. 단단했던 손의 연결이 힘없이 풀어져 간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런 순간에도 이름으로 불러주는군요. 그 무엇도 담을 수 없는 표정이 담담히 형상을 유지한다. 후회도, 기쁨도, 죄책감도, 성취감도 그 무엇 하나 당신을 위로할 순 없을 것이기에. 두 다리를 바닥에 딛고 당신을 껴안는다. 자의를 잃은 몸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충돌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얼마를 그렇게 한자리에 서 있었을까. 올곧은 자세를 유지하던 그는 이제야 움직여 늘어진 상대를 조심스럽게 소파에 눕힌다. 제게 깨물린 손가락의 자국을 바라보며 당신이 깨어났을 때는 이 일이 한낱 뜨거운 밤의 신기루가 아닌, 현실임을 떠올려주길 바란다. 바르게 굽힌 허리에 그의 입이 당신의 귓가로 내려간다.) 꿈이라도 즐기고 계세요, 선배. (비꼬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담아 건넨 소리였다. 다시금 높아진 시야의 그는 이미 어제의 것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요원 레빗, 타겟을 확보. 수색을 시작하겠습니다. (날렵한 눈매에 담긴 시선이 주위를 스캔하며, 타겟의 주머니나 소지품 따위를 살폈다.)
...
움직이던 권이진의 입이 그대로 멎습니다.
퍽, 하는 엄청난 소리가 나기 전...
가뿐히 안아들어 소파에 곱게 눕히고 보니 기절이라도 한 것마냥 눈을 감은 채로...
...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냅니다.
효과 하나는 끝내주네요.
스파이 시절, 본인이 사용하던 약에 이렇게 당하게 될 줄은 몰랐겠죠.
...
자, 본격적인 작업 전, 벽에 걸려있는 시게를 한 번 확인합시다.
공룡도 순식간에 재워버린다는 이 약의 약효는 아쉽게도 30분이었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분 뒤면 그가 눈을 비비며 일어날 겁니다.
그 안에 완벽하게 일을 마쳐야겠죠?
29분 59초, 58초, 57초...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시작할까요?
...-가장 먼저 쓰러진 타겟을 조사합니다.
...
그의 옷을 확인해보면 겉으로 보거나, 손끝에 닿는 부분에는 특이점이 없습니다.
일리우:(자켓의 아웃 포켓 둘 다 손을 넣어봅니다.)
권이진의 핸드폰이 들어있습니다.
손을 넣어보면, 반듯하게 접힌 종이 한 장이 만져집니다.
일리우:(내가 이 초대권 때문에...) (우선 초대권은 놓아두고 왼쪽 안주머니에는 뭐가 있나 뒤져봅니다.)
손을 넣어보면, 쇠의 질감이 만져집니다.
검은색의 작은 열쇠가 여럿 이어져 있네요. 그 뒤로는 차 키도 보입니다.
일리우:(이걸 어떻게 구분하지? 그냥 다 챙겨야겠군. 일단 열쇠를 살펴는 봅니다.)
ㆍ열쇠 꾸러미의 작은 열쇠ㆍ
작은 흑색의 열쇠에는 무언가 삐뚤빼뚤한 것이 그려져 있습니다.
일리우:(음... 선배의 차를 훔쳐서 빼돌릴 생각은 없지만 차 키도 살펴봅니다.)
ㆍ차 키ㆍ
평범한 차 키입니다.
지능 판정
일리우:
선배가 오늘 차를 가져왔던가요? 그것도 그렇고, 이 브랜드의 차를 타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일리우:무슨...? (묘한 이질감에 들고 있는 차 키를 요리조리 살펴본다. 수면제까지 먹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해야겠지. 차 키를 냅다 벽에 던져본다.)
달그락, 달그락, 달각, 달각, 달각...
...확실하네요. 당장은 이게 무엇인지야 모르겠지만, 일단은 안에 작은 무언가가 든 것 같으니 과감해서라도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근력... 판정
일리우:
팍!
벽을 향해 힘껏 던진 차키를 주워 확인해보면...
위를 차 키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으로 덮어 위장한 작은 보관함입니다.
-
일리우:(다행이다. 기절시켜놓고 차까지 못 쓰게 만든 쓰레기가 되지는 않았네. 이상한 보관함은 열에 두고, 오른쪽 안주머니도 살펴봅니다.)
반이 접힌 종이 하나가 손끝에 걸립니다. 꺼내서 확인해보면... 무언가 기괴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볼펜을 이용해 손으로 그린 것 같네요.
일리우:(숫자 암호가 걸린 핸드폰, 뱀 아이콘이 찍힌 초대장, 열쇠 꾸러미, 이상한 보관함, 종이... 묘한 문양이 있던 초대장과 열쇠, 보관함, 종이를 함께 두고 대조해봅니다.)
...뚫어져라 작은 문양을 바라보면, 열쇠의 문양과 어딘가 미묘하지만 대략적인 외양은 일치합니다. 문제는 열쇠마다 문양이 인쇄된 부분에 조금씩 오차가 있다는 점이네요.
일리우:(이 정도면 아예 자켓을 통째로 들고 가는 게 나았을지도. 이제 휴대폰과 보관함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한다.) 음... (휴대폰의 비밀번호에 자기 생일이나 쳐본다...)
1회 오류
일리우:(이거 이러다가 잠기겠는데. 자신이 있는 객실의 호실 번호를 입력해본다.)
2회 오류
어쩌면 비밀번호의 숫자를 당신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일리우:(3126...)
3...126
암호가 경쾌하게 풀어지고, 파란 배경화면이 드러납니다.
일리우:(아 이 선배는 왜 이런 걸 번호로)
당연하지만, 평범한 핸드폰입니다.
일리우:(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은 음심은 없다. 임무에 도움이 될만한 걸 찾아야지. 일단, 연락 기록을 살펴본다.)
먼저 메신저를 실행하면, 여전히 근무하고 있는 스파이 선후배들과의 이야기를 나눈 목록이 가득합니다.
-
일리우:(뭐지? 일단 자신과의 메신저를 켜 메시지를 하나 보내놓는다.)
예전 대화는 모두 삭제해버린 건지, 별다른 내용이 없습니다.
스파이 선후배들 사이, 방금 메신저창에서 확인한 낯익은 이름이 있습니다.
일리우:(서늘한 안면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내 열띤 연락은 일부러 무시했다, 이거지. 클럽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선배를 억지로 끌고 온 것을 떠올린다. 제 앞에 있는 사람을 어러 번 쿡쿡 찌른다.)
메신저, 갤러리, 연락처... 평범한 애플리케이션들 사이로 무언가 수상한 애플리케이션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일리우:(비밀 일기장을 열어보는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 망설임도 없이 아이콘을 터치한다.)
앱을 누르면,
일리우:(바로 한 번 눌러본다!)
...
일리우:열쇠가 많기도 하네. (하지만 그 어떤 열쇠보다 가장 수상한 건 사실이다. 모조리 들고 가서 보고하면 되겠지. 작고 검은 열쇠를 꺼내서 챙기고는 선배의 휴대폰으로 카메라를 튼다.)
보관함에서 벗어난 열쇠를 손끝으로 건드리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한 광경들이 뇌를 파내듯 파고듭니다.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면 머릿속을 파고들었던 환각이 사라집니다.
열쇠를 건드렸던 손을 어느새 멀리도 떨어져 있습니다.
방금 뭘 봤던 거죠?
확실한 것은, 머릿속에 들어온 이들이 인간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기묘한 감각이 떨어지지 않고, 손끝이 미세하게 아립니다.
이성 판정
일리우:
레빗, 이성 -1
-
일리우:(이게 뭐지? 난 저 열쇠를 챙겨야 한다. 다시 건드려본다.)
열쇠를 다시 건드리자 방금 전에 본 환각이 다시 보입니다.
손을 떼면 보이지 않네요.
일리우:(아리송한 기분이다. 보통 물건은 아닌가 보네. 보관함을 닫으면 이 휴대폰이 없는 사람은 다시 열 수 없다. 비밀 열쇠 앱을 켜 사용법대로 보관함을 다시 닫는다. 일단 이 휴대폰도 챙겨야겠다.)
타겟이 깨어나기 전에 객실을 나가봅시다.
무엇을 챙기고 나가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볼까요?
일리우:(보관함과 열쇠 꾸러미, 휴대폰을 확인한다. 혹시 모르니 초대장이랑... 종이도. 그냥 전부 챙긴다.)
약효가 끝나기 전에 조사를 마치고 가져갈만한 물건을 모두 챙깁니다.
되도록 타겟이 일어나기 전에 나가보도록 하죠.
-
일리우:(객실에 들어왔을 때 걸어두었던 코트를 다시 입는다. 놓친 건 없나 제 주머니를 꼼꼼히 확인하고는 잠시 타겟에게 다가갔다.) 다음에는... 다시 안 봤으면 좋겠네요, 마코르 선배. (그리 말하며 조심스러운 손길로 앞머리를 정리해 주고는 객실을 나섰다.)
...
당신은 타켓을 홀로 남겨두고 객실 밖으로 향합니다.
지루할 정도로 길고 고급스러운 복도를 걸으며, 천천히 호텔 밖으로 향합니다.
...
완전히 호텔 밖으로 향해 밤공기를 흘려보내고 있으면, 당신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짧게 끊어지는 걸 보니 메시지인 모양이네요.
내용을 확인해보면...
...라는,
짧고 간단한 내용입니다.
상부에서 온 연락이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새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살짝 열어둔 검은색 차가 주차된 것이 보입니다.
도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미션도 완수했겠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네요.
-
일리우:(주머니 속 물건들을 만지작거리며 검은색 차로 다가섰다. 호텔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가더니, 문의 살짝 벌어진 틈을 활짝 열어젖히고는 망설임 없이 차에 탔다.)
...
문을 닫고 차에 탑승하면,
그와 동시에 부드럽게 바퀴가 움직입니다.
*
...
창문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들을 구경하고 있자면, 별안간 주머니에서 긴 진동이 울립니다.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해보면... 모르는 번호입니다만, 짐작이 갑니다.
벌써 약효가 사라질 시간이던가요?
-
일리우:(불안하다. 옛 선배에게서 떨어질 불호령을 생각하니 순간 서늘한 감각이 몸을 훑는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전화를 끊어버린다.)
Rrrrrr-...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진동이 울립니다.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 셈인 것 같네요.
-
일리우:(내 번호는 어떻게 안 걸까. 따로 백업이라도 해두는 것일까. 복잡한 심정이다. 복잡한 심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다른 휴대폰의 진동음입니다.
역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것을 아는 모양이네요.
계속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군요.
-
일리우:(내가 이걸 어떻게 받는단 말인가. 좀 전까지 난 선배와 키스를 하다 왔다고. 휴대폰을 뒤집어 무음을 무시한다.)
...
후배:네, 여보세요?
이런, 후배 녀석이 전화를 받은 모양입니다.
일방적인 대답과 함께 차량 백미러를 통해 당신을 곤란한 눈으로 번갈아보더니...
후배:... 저, 선배님,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화를 건네보며..)
일리우:(심란한 얼굴을 지우지 못하고 후배를 바라보았다. 애써 휴대폰을 무시하며) ... 안 받아.
후배:... (휴대전화 스피커를 조금 띄우고 소근소근) ...선배님이 받지 않으면 저희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일리우:(착잡하다... 가볍게 탄식을 내뱉고는 휴대폰을 가져가 제 귀에 대본다.) ... 여보세요.
고뇌 끝에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 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느껴지는 건 전화 너머의 한기가 서린 목소리입니다.
기분이... 언짢은 모양입니다.
권이진:...일리우, 뭘 가져간 거야?
들켰군요.
들키는 거야, 상대도 스파이였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일어나자마자 찾을 정도로 소중한 물건이라는 건가요, 그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할까요?
시치미를 떼도, 순순히 인정해도 좋겠네요.
어차피 전 스파이였던 선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
일리우:... (지금은 절대 도발하거나 예의없게 굴 수는 없다.)
권이진:(한숨조차 쉬지 않았다.) ... 다시 나한테 넘겨.
일리우:(강압적인 어투에 잠시 말이 없었다.) 그건 안 돼요.
권이진:하... (전화 너머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일리우:그것도... 말 못 하겠는데요. 할 말은 이게 다인 가요?
권이진:(양심의 가책이나 물어보자고 꺼내고 싶은 말들은 많았지만, 구태여 꺼내지 않았다. 대신에 유약하게나마 남았을 약지 위의 흔적을 히끗 매만지며 쳐다보았고,) 그거... 만졌어?
일리우:(순간 열쇠를 만졌을 때의 감각을 떠올린다.) 만지긴 했는데, 그런 건 왜 물어요.
권이진:(문지르던 찰나에 삐끗거린다.) ... (녀석...) 하필이면... (중얼거리며 곤란한 듯 네 눈썹 부근을 문지른다) ... 네가 가지고 있을 게 아니야.
일리우:(여기서 더 반항하면 이제 좋은 말이 오가지 않을 테지. 하지만 이런 것 따위 그 클럽에서 접근했을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앞으로 선배와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물건들은 일이 끝난 후에 가능하다면 보내드릴게요.
권이진:호오... 영영 안보려고.? (한쪽 눈썹이 들렸다.) 꼬리 살랑이던 게 부끄러워서 그래, 아님... 연락 없던 게 서운해서 그래?
일리우:둘 다 이유가 되네요. 임무가 끝나면 더 이상 타겟과 접촉할 필요가 없는 거 잘 알 텐데요. (잠깐의 침묵 뒤 약간 울화가 섞인 목소리가 났다.) 먼저 연락 안 한 건 선배거든요?
권이진:(부러 아쉽고 아린 감정을 잔뜩 발라 목소리에 녹였다.) 우연이라는 건 ... 다 거짓말이었구나, 레빗. (간극이 벌어진다. 말을 못해 미안한 건 있었지만, 도리어 선을 그이는 게 마음에 들 리가.) ... 이젠 정말 서로 연락할 일 없을텐데, 화낼 필요... 없잖아. ...리우야.
일리우:당연한... 말을, 그... (특유의 날이 서 있고 남의 여린 부분을 자비 없이 찌르는 화법으로 나올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 일인가. 이 선배가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오늘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다. 연이 길었던 만큼 아무런 가책이 없을 수가 없다. 즉, 이름을 불리는 순간만큼은 제대로 통했다는 소리다. 하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지금이 마지막이라 해도, 정다운 작별이나 나눌 생각은 없지 않나요? 열쇠 때문에 그러는 거 알아요.
권이진:... (이제는 단독 1번 군이 되었다고, 촉이 많이 좋아지긴 하셨나. ...뭐 그래,) ...전부터 그 직업이 참 어울린다고 생각은 했는데, ... 비록 나는 정답지 못해도 리우 너는... 그래줄 수 있잖아.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부러 음절마다 힘을 들여 새겨 넣듯 읊조렸다.) 그리고 선배가 아니라... 형이잖아, 그렇지.
일리우:(더 이상 자신이 가진 열쇠를 언급하지 않는 모습에 의구심을 느낀다. 경계를 풀기 위한 선배의 방식인가? 생각을 거듭하며 혼란스러운 머리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는다.) 그런 걸 원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요. 형, 우리 이진 형. 소파에서는 즐거웠어요. (목적이야 어렴풋이 알겠지만 굳이 마지막을 권해오는 양상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상대의 수법에 맞추며 농밀한 목소리를 흘린다.) 이 모습이 취향이었나 봐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 찾으시고.
권이진:하, (제법 활기찬 웃음소리가 두어 번 이어져 스피커 너머로 네 귓속 안까지 꽂힌다. 진심으로 해사하다 표현해도 좋을 미소를 머금고 하늘을 바라보다 손에 들린 전화기에 시선을 일제히 꽂아 넣었다. 일백 번이고 걸려들어도 황홀할 맛이기는 했다. 경험이라는 게 이래서 중요하지. 그러니까 좋았다는 거야.) 일리우,
일리우:그러니까, 이번이 마지막... (목소리가 아닌 통화 종료음이 귓속을 때리는 것에 퍼뜩 정신이 차려졌다. 주도권을 놓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를 꼬셔냈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던 걸까. 최고의 스파이라 불리던 선배를 얕잡아봤다. 끊어내려던 연을 기약당해버렸다. 장기전이 될 것임을 느끼고는 마음의 각오를 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호텔에서 보았던 모습이 떠오르니, 셔츠로 잠근 목덜미 안쪽이 어쩐지 화끈거리는 착각이 일렁인다. 한숨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얕은 숨을 내뱉는다. 후배에게 휴대폰을 돌려주고는 생각을 떨쳐 임무에만 집중하려 창밖을 내다보는데, 그 눈빛만은 쉬이 초점을 잡지 못하였다.)
...
전화가 뚝 끊긴 그 순간,
차가 길가에 멈춥니다.
운전을 하던 후배 녀석이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뒤를 돌아보며 말합니다.
후배:선배, 큰일인데요. 이 근처에서 사건과 관련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제보가...
앗,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립니다.
굳이 보지 않아도 알겠군요.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근처의 좌표겠죠.
-
일리우:(쉴 새도 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바로 핸드폰을 들어 확인한다.)
좌표는 이 길가 근처의 골목 안쪽인 것 같습니다.
가려는 조짐을 보이자, 당신을 돌아보던 후배는 곧 버튼 하나를 누릅니다.
덜컥,
하는 소리와 함게 자동으로 문이 열리면...
시야에 담기는 것은 사람 하나 지나지 않는 어둑하고 고요한 골목입니다.
...어느새 후배는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네요.
빠르게 움직여볼까요?
...
좌표에 찍힌 것을 따라 고개를 들면... 당장 눈앞을 가득 채우는 골목입니다.
골목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꽤 깊고 기다란 골목이네요.
커다란 빌딩 사이에 좁게 난 골목인 덕에 도보를 위한 장소라기보다는... 가볍게 담배를 태우기에나 괜찮아 보이는 공간입니다.
덕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
좌표 밑으로는 간단한 정보와 누군가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이라는 정보요.
첨부된 사진은...
서글서글한 인상의 백발의 노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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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골목을 따라 쉬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리 인적이 드문데 사람이 있다면 경비원인지 확인하기도 수월하겠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듯한 골목에 몸을 쑤셔 넣고, 천천히 안을 향해 걸어갑니다.
어스레한 달빛조차 들지 않는 골목을 한동안 걸으며 살피다 보면...
저 앞에서 썩는 냄새가 납니다.
이거... 시체 썩는 냄새 아닌가요?
이제 발견되었다는 것치고는 꽤 악취가 심합니다.
최소 며칠은 된 것 같은데...
...
툭,
발에 무언가 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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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 (고개를 내려 제 발치에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고개를 내려 발에 걸린 것을 확인해보면,
아니, 팔이라고 부를 수 있나?
엄지와 약지만 남은 손가락에, 곳곳이 뜯어진 살갗이 너덜거리는 손바닥이 겨우 연결되어있고, 팔처럼 보이는 무언가의 뼈가 당장이도 떨어질 듯 아슬하게 붙어있습니다.
이건... 일반적인 시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낱 연쇄 살인마나 강도의 짓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
너덜너덜한 팔에서 눈을 떼어내면, 그 너머의 무언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또 다른 신체 조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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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신발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걸으며 조각난 신체를 살핀다.)
...
팔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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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역시 이런 참상을 보는 건 그리 좋은 기분이 들게 하진 않는다. 인상 쓴 얼굴로 찬찬히 주위를 살피던 그는 자세를 낮춰 다리를 살펴본다.)
ㆍ다리에 이어진 발ㆍ
말 그대로 ‘다리’와 그와 겨우 이어진 ‘발’입니다. 살과 함께 찢어진 건지, 그 다리를 감싼 청바지도 입은 듯, 안 입은 듯 너덜너덜하네요.
관찰력 판정
일리우:
...이곳저곳, 어느 곳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잇자국과 뜯긴 자국으로 가득합니다.
남은 잇자국을 제대로 대조할 수나 있을까, 걱정이 앞설 정도입니다.
...
토기가 밀려올 정도로 엉망이 된 다리를 살피고 있으면, 찢어지지 않은 청바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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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시체가 지닌 소지품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지. 신중한 손길로 주머니를 살핀다.)
...
...피에 절어버린 채로 굳은 쪽지 하나가 나옵니다. 접힌 것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고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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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 판정
일리우:
뚤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
겨우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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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마코르. 그 글자를 빤히도 쳐다보았다. 이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다. 분명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일 터. 그리고... 선배와도. ...이번엔 손가락뼈를 살펴본다.)
ㆍ손가락뼈ㆍ
어느정도 굵기가 있는 기다란 뼈입니다.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워 보이는 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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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이번에는 머리를 살펴봅니다.)
ㆍ머리ㆍ
짧은 스포츠머리가 듬성듬성 박힌 뒷모습입니다.
일리우:(깨끗하다고 할 부분이 없다고 느껴짐에 어느 부위에 손을 댈까 고민하였다. 머리의 한쪽을 손가락으로 밀어 머리를 굴린 다음, 얼굴이 있을 부위를 확인하였다.)
시선을 뒷모습에서 앞모습으로 돌립니다. 얼굴의 뺨이나 귀 등, 무언가 물 수 있을 법한 부분은 당연하다는 듯 뜯겨 있네요.
어라?
이 사람, 아는 얼굴입니다.
그것도 불과 몇 시간 전에 본 얼굴이었죠?
짧은 스포츠머리에 푸른 눈이라...
...눈이 마주치던 순간,
다급하게 모자를 눌러쓰던 이의 얼굴을 기억해냅니다.
...
이 사람,
클럽에서 선배와 당신을 미행하던 사람이 아니던가요?
보아하니 권이진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던 이가 맞습니다.
-
...
고개를 제대로 들기도 전에,
어딘가에서 지익,하고 무언가가 끌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골목의 중앙 부근입니다.
다른 사람이 있었던 건가요?
일리우:(저거다. 자신이 찾아야 하는 정보가 눈앞에 잡힐 수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기척을 죽이고 노년 남성이 끌려간 작은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가까이 다가서면,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크게도 울립니다.
무언가 찢어지는, 뜯기는 소리도 함께 들립니다.
그 위에 올라타 그를 먹고 있는 건...
...
권이진과 당신을 미행했던 짧은 머리, 푸른 눈의 남자입니다.
미행했던 사람? 어디 그뿐인가요?
이 골목 구석에 늘어진 신체 조각의 주인이 아니었나요?
불과 몇 분 전에 시체로 나뒹굴던 이가 눈앞에서 다른 사람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일리우:
일리우, 이성 -1
...
남자는 뜯어먹던 시체의 일부를 쥔 채로 벌떡 일어나 당신의 외양을 살핍니다.
리 하오란? : "너... 잠시만, 설마... 네가 '도어'지?"
골목의 시체를 돌아보면, ...시체는 멀쩡히, 아니, 보란 듯이 그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잠깐, 그러니까... 지금 저 사람이 두 명이라는 거죠?
한쪽은 시체기는 하지만, 아무튼 이것도 둘이라면 둘이죠.
...
전투입니다.
일리우 - 리 하오란? 의 순서로 시작됩니다.
리우, 어떡하나요?
일리우:(코트 안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익숙한 리볼버 손잡이의 감촉을 느끼며 상대에게 나직이 말을 던진다.) 넌 누구지.
리 하오란?:(고갤 갸웃거리며 네 낯짝을 자꾸만 확인한다.) 얼굴을 보니 네가 도어 맞구나?
일리우:헛소리를. (도어라니, 자신이 모르는 정보에 표정을 찌푸린다. 제게로 다가오는 모습에 잡고 있던 매그넘 리볼버를 신속히 꺼내 상대에게로 방아쇠를 당긴다.)
총알이 대상의 머리카락을 간당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리 하오란?:익, (순간 고개를 옆으로 피하며) 자칫하다 뒈질 뻔 했네~ 얌전히 붙잡히면 좀 좋아, 그거 치우고 가만히 좀 따라와! (발을 구르며 달려가 명치를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
주먹이 허공을 가릅니다.
다시, 당신의 차례입니다.
일리우:(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품에서 잭나이프를 꺼내 가까워진 상대의 허리를 겨냥한다. 거꾸로 쥔 칼을 있는 힘껏 휘두른다.) 나를 노리는 이유가 뭐야!
잭나이프 판정
일리우:
휘두른 칼날에 적은 몸통에 길고 얕은 상해를 입습니다.
리 하오란? HP -1
...
공격이 정확하게 먹혀들어 가면,
남자는 움찔거리며 그 자리에 멈추어 섭니다.
그리고 다음 공격이...
...들어오지 않는 건가요?
멍하니 서서 움찔거리기만 하는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성 판정
일리우:
일리우, 이성 감소 없음
...
...저 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거, 권이진의 목소리죠?
그와 함께 퍼지는 달려오는 소리,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어라?
반대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면... 몇몇 사람입니다.
클럽에서 미행을 당할 때 봤던 남자 하나, 노년의 여성 하나... 노년?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똑바로 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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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우:(이런 곳에 왜 사람이? 그는 찰나를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권이진이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어라?
...
어라??
예?
누가 봐도 수상한 권이진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을 불렀는데요?
...
이거... 착각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들의 눈과 손끝은 부정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정확하게 당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엥?
왼쪽에서 일리우! 오른쪽에서도 일리우! 그리고 당신의 눈앞에는 여전히 흐물거리며 녹아내리고, 점점 비늘에 쌓인 껍데기를 드러내는...
...이해하기 힘든 광경을 이해하려 애쓰던 것도 찰나일 뿐, 반대쪽에서 뛰어오던 이들보다 먼저 도달한 권이진은 당신의 팔을 부여잡아 몸을 돌리고, 엄청난 속도로 자신이 달려온 길을 되돌아 달려갑니다.
이건... 같이 달린다기보다는,
질질 끌려간다는 표현이 더 알맞겠네요?
...
골목을 빠져나가, 문이 열려있는 건물 중 하나로 들어간 권이진과 당신.
...
권이진:일리우, 너... 내가 목숨 구해준 거야, 알아?
일리우:저것들이 왜 나를 쫓아와요? 내가 뭘 했... (고개를 돌려 가쁜 숨을 내쉬는 당신을 보고는 말의 흐름이 뚝 끊겼다. 순간 무의식적으로 따라오긴 했는데, 이제 와서 평범하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리 없다.)
권이진:(하아... , 폐에 가득 들어찬 숨을 길게 내쉬고는 적당히 옷 매무새를 체크하며 말을 잇는다.) 뱀 인간인지... 뭔지 하는 것들 때문에 네 몸에 '도어'라 불리는 표식이 새겨졌고, 덕에 너는 흑쇠, 저쪽의 은어로 '락'이라고 불리는 '흑쇠'와 접촉해서는 안 되는 상태야.
일리우:(그러니까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겼고, 더 위험해지기 전에 위험 물체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연락을 끊고 피해 다녔다는 말인가? 근데, 잠깐만...) 아무 일도 없었어요!! (가까이 다가온 당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두어 걸음 뒤로 도망친다. 그런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건 선배는 아직 스파이라는 말인가? 그럼 설마 앞으로... 다시 선배랑 지내야 해?!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간다. 벌어진 입이 쉽사리 말을 만들지 못한다.)
권이진:? (낯빛이 애매해 보여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손목을 잡아보려 손을 올렸다가 이내 껑충 멀어진 너를 의아하게 쳐다볼 뿐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기에는... (예리해진 눈으로 눈에 보이는 네 온갖 것을 훑어보다가,) 아까... 일 때문에 그래?
일리우:(저를 보는 시선이 한없이도 불편해 당장이라도 저 문밖으로 뛰어나가고 싶다. 그러다 퇴사라는 말에 잠시 희망을 품었다. 아직 도망갈 수 있을지도 몰라. 이제는 연을 끊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난 헛짓거리를 위해 선배랑 혀까지 섞었다고!) 그건... 명령받아서 어쩔 수 없이 한 거라고요! (선배가 한 말이라니 무슨 말을 말하는 걸까. 들은 게 좀 많은데. 절로 돌아가는 고개가 당신을 제 시야에서 멀어지게 한다. 귀 끝이 붉다.) 차라리 직접 말하고 못 만지게 하면 됐잖아요!
권이진:작전이었으면 그렇게 귀까지 붉힐 필요... 없잖아? (물든 색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나, 뒤늦게 뒷받침된다.) 그거야... 그럴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나도 결국엔 지시받은 거였던지라. (희미한 미소를 한 번 더 흘렸다. 고개를 돌렸으니 너는 보지 못했으려나.)
일리우:(위쪽의 말 때문에 서로 어쩔 수 없었던 건 안다. 그럼 그 사람들은 왜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줬단 말인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퇴사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게다가 추가 교육이라니, 누가 타겟과 이렇게 다시 마주하게 될 줄 알았나! 능청스럽게 말을 거는 것을 보니 상대는 별 타격이 없어 보여 미안한 마음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 교육이 필요한 건 선배겠네요. 후배의 미인계에 훌륭하게 넘어가서 임무를 도와주시고. (옆을 향했던 고개가 살풋 당신을 향해 꺾였다. 눈동자를 굴려 당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게 퍽 삐딱하다.)
권이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넘어간 건 사실이었으니까. 애석함에 눈을 도륵, 굴리려다 삐딱하게 나를 맞이하는 시선 탓에 애써 덤덤한 척.) 덕분에 오해는 풀었잖아?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 봐줘, 네 그 잘나신 선배님이 한 달간 너를 못 본 결과가 실수라고 생각해 준다면, 아주 고마울 테다.) 두 번은... 안 넘어갈 거야. (어떤 기분인지 알았으니까. 작게 덧붙인다.)
일리우:(오해를 푸는 과정이 문제다. 사심을 배제한 임무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면 어이없는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넘기는 게 가능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을 훑었던 욕망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연락이 끊긴 이후 처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편안한 대화가 시작됨에 천천히 경계를 풀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는 이번 일을 가볍게 흘려보낼 겸, 당신에게 짓궂은 장난을 걸었다. 천천히 상대의 어깨에 제 턱을 올리고는) 그렇게 좋아해 줬으면서, 나한테 교육받기는 싫어요, 이진 형? (미인계를 썼을 때와 같은 수법을 거부한다면 그런 욕망을 보기 전처럼 행동하기가 수월해지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온 행동이었다.)
권이진:... (... 또 이렇게 나오시겠다,. 턱에 내려앉는 염도가 꽤나 짙다. 이미 아는 수법인데도 농도가 짙다 느끼는 걸 보면... 차라리 약효가 덜 풀렸다 믿고 싶어진다. 다시 가까워진 네게 품은 감정이 재회의 기쁨이라 부르기엔 그 색이 탁하다. 관심을 주고 싶은 이유도 귀여우신 후배가 알랑거리는 꼬리가 귀여워서인지, 단순히 꼬드김에 넘어가는 척 순수한 욕심을 드러내고 싶은 것인지조차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행동의 결과는 같아서, 깔아둔 복선이 존재해서,) ... 와인은 내가 준비해도 될까, 그 정도는... 허락해 줄 거지, 리우야. (서느런 손가락을 네 뺨에 붙이고 제 고개를 돌려낸다. 그렇게 마주하는 눈빛은 제가 진실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위기에 휩쓸린 와중에, 네가 흑백을 가려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하고 나오든 상관은 없을 테다, 왜냐하면)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하더니, 이런 거였어?
일리우:(... 두 번은 안 넘어간다면서! 이 상황을 덮어버리지 않고 앞으로도 끌고 갈 심산에 격하게 동요한다. 이런 대응에 놀란 표정을 구태여 숨기지 않고 짧은 거리에서 붉은 두 눈을 시야에 담는다. 뺨에 달라붙는 살아있는 사람의 온도가 이젠 견디기 힘들다. 당신에게서 꼭꼭 숨어버린 꼬리가 경직되어 위로 올라갔다.) ... 선배 진짜 성격 나쁘네요. (자신을 그렇게도 놀리고 싶을까, 호텔에서나 이곳에서나 순수하다면 순수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에 우리의 관계가 전과 같지 못함을 느꼈다. 꼭 제게 그 감정은 실수가 아니었다고 못을 박아 넣는 것만 같아서, 타파할 다른 방법을 찾는다. 그때처럼 도망을 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할 거니까요. 누구처럼 쉽게 넘어가진 않아서, ... 염소가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은데, 미리 포기하라고 말해둘게요. (당신의 바로 앞에서 방패를 세우는 수밖에. 평소처럼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당당한 자태를 뽐냈다.)
권이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라, 괜스레 그 한마디만은 진심인 것 양 제 속을 후빈다. 천천히 네 뺨에서 선득한 온도가 떨어져나간다. 함께 추락하는 언어에 의미심장한 서운함이 가득 끼어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일리우:(꽤 얌전히 물러나는 기색에 두 눈을 깜빡인다. 시작했던 장난에 끝맺음이 찾아왔을 터인데, 이상하게 종착점이 흐릿하다. 하지만 그는 그저 고개를 조금 기울인 것이 다였다. 지금까지 보아온 당신은 가끔 자신을 놀려오지만 역시 그런 점도 나름 즐거웠던 다정하고 믿음직한 선배였으니까. 묘한 기류를 흘리던 형이 아닌 선배라는 호칭을 당신 입에서 직접 들으니 안심이 됨을 느낀다. 정말 돌아온 것임을 실감하며, 자신도 이번만은 한걸음 물러났다.) 앞으로는 또 계속 같이 있을 텐데, 그땐 바로 말해줄게요. (마치 같은 극의 자석처럼 다가갈수록 밀어내고, 거리를 두니 느슨해진다. 먼저 한 수를 물러준 당신을 보고도 달려들지 않는 것은 같은 태도를 모방하려 드는 것만 같아서.) 다시 잘 부탁해요, 이진 선배.
권이진:(희미한 미소를 장식한 채 고개를 물린다. 네게서 긍정적인 답변도 얻었겠다, 이제는 안락한 보금자리로 돌아갈 시간이다.) 나야말로. (이 정도의 답이면 충분하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대미를 장식하기에 좋은. 거기에 싱긋 웃기까지 더하고 시선을 마지막까지 네게 얹은 채 고개를 돌리면 금상첨화겠지. 오늘은 그저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 잠시 재미를 느꼈던 것뿐일 거야. 피어오르는 애틋함을 감추기에는, 내가 주는 다정을 충분히 머금었을 네가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온갖 붉고 노란 것들이 한 데 뭉쳐 빈속을 차고 오르는 이 익숙했던 감각을 다시 마주한다. 하필이라는 우연을 오늘만큼은 탓하고 싶지가 않다. 손을 올려 머리라도 쓰다듬고 싶었던 것을 꾹 참아낸다. 지금 쓰다듬기에는 네가 고개를 숙일 것만 같아서. 지금 이렇게 올곧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내가 망쳐버릴까 봐.)
일리우:(오해와 술수가 뒤엉킨 밤의 우여곡절 끝에는 또다시 모인 두 사람이 있다. 어떤 일을 겪었던 상대가 자신을 받아준다면 그 손을 거절하지 않을 유대가 있었다. 서로에게라면 미처 감추지 못할 것들을 안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직접 꺼낼 때까지 그저 평소처럼 기다릴 뿐이다. 임무로 돌아간 둘은 여느 때와 같았다. 둘만이 서로를 꿰뚫을 껍데기를 뒤집어쓴 채로 평화로운 어느 오후, 푸른 하늘 아래 학교에서 지내던 때와 같이 군다. 대수롭지 않은 어투를 구사하면 먼저 발걸음을 떼 나아간다.) 빨리 끝내고 같이 돌아가자고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욕심을 감춘 모양을 유지하며.)
...
밖으로 나가기 전,
듣기 판정
일리우:
밖으로 나가기 전,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그런데... 이 사람들, 아니, 이 괴물들,
분명 여기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람이지 않았나요?
뱀 세 마리가 고요한 길거리를 느리게 기어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전투입니다!
뱀인간 세 마리와의 전투입니다.
권이진: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 (저들에게 들리지 않을 목소리가 너를 향해 기운다. 느릿하게 뒤로 감춘 손에 리볼버의 손잡이가 감긴다.)
순서는 일리우 - 권이진 - 뱀인간 1 - 2 -3 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일리우:덕분에요. (당신의 것과 형태가 같을 총을 들어 올려 문 틈새로 표적을 겨눴다. 뱀 인간 1을 향해 발포한다.)
탕!
단 한 발의 일격으로 적의 이마 한가운데를 정확히 명중합니다!
남은 적은 단 둘.
...
권이진:(네가 쥔 총구에서 발포된 탄환이 명중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 총성 한 발에 뇌리에서 겹쳐지는 필름이 가슴을 물결쳤다. 감상에 젖어들 시간은 촉박했으므로 저 역시 같은 빛이 서린 총을 꺼내어 문 틈새를 구두로 벌리고 옆의 타겟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발포된 탄환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질러 골목 어귀로 사라집니다.
뱀 인간2:거기 숨어있었구나!
눈치 챈 두 녀석들이 이쪽을 향해 달려옵니다.
권이진:...(작게 혀를 찼다.) 들켰네. (이쪽 실수 때문이다만.)
일리우:감 좀 돌려놓고 있어요. (시선은 바뀐 타겟에게 고정한 채, 신속하게 리볼버를 재장전하니 그의 손아귀에서 탄창이 굴렀다.) 내가 다 처리하기 전에 돌아와요.
권이진:(평생 기울어져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던 선상이다. 들려온 한 마디에 순간 눈높이가 맞아버린다. 착각이 아니었다.) ... (고개만을 간결하게 끄덕였다. 많이 컸네. 같은 점잖은 소리는 이제 네게 쓸 만큼 어려보이는 말이 아니라는 사고였다.)
뱀 인간2:녀석을 처리해, 도어는 내가 맡을 테니까. (다른 제 동료를 향해 재빠르게 지시를 내리고는 눈 앞에 보이는 목표를 향해 달려든다. 총구를 피해 몸을 낮춰 다가가 주먹을 휘둘렀다.)
일리우:(순간 리볼버가 없는 빈손으로 나이프를 쥐었다. 이렇게 생긴 것들로 연습해본 적은 없는데. 빠르게 좁혀지는 거리에 제 앞을 칼로 그어낸다.)
반격을 피해내고 명치에 주먹을 꽂아넣습니다. 제대로 들어간 모양인지, 입에서 반사적인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일리우 HP - 6
한 번으로 최대 체력의 절반 이상을 잃었으므로...
일리우, 중상에 빠집니다.
의식을 잃지 않으려면 건강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일리우:
이대로 쓰러지긴 아직 이릅니다. 그동안 단련한 보람이 있군요.
권이진:일리우! (격하게 터지는 소리에 순간 네 쪽을 돌아보다,)
뱀 인간3:한 눈 팔 시간이 있으신가! (고개 돌린 적에게 다가가 날카로운 두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든다.)
권이진:이런, (혼잣말을 중얼인다. 뒤로 몸을 재빨리 무르며 안주머니에서 너클을 꺼내 손에 장착시킨다. 속전속결로 적의 드러난 낯짝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았다.)
뱀 인간의 대실패 페널티로 권이진의 반격 실패를 성공으로 카운팅합니다.
뱀인간 3 HP -4
2라운드 입니다. 다시 일리우, 당신의 차례입니다.
일리우:하, 남 말 할 처지가 아니네. (복부에 퍼지는 둔탁한 고통과 함께 인상을 강하게 찡그렸다.) 이제야 예전 선배 같네요. (상대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칼을 집어넣고는, 터져 나왔던 숨을 정리하고 테이저를 꺼내들어 빠르게 다가가 공격했다.)
내찌른 테이저가 아슬하게 비껴나가 공중을 가릅니다.
뱀 인간2:작작하고 이만 순순히 따라와! (당신의 공격에 놀라 허리를 뒤로 빼낸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한다.)
뱀 인간2이 반격에 성공합니다.
일리우 HP-3
일리우:윽, ... 하아... (허무하게 공격권을 빼앗기고 되돌아온 타격에 고통 섞인 신음을 흘렸다. 버티기 쉽지 않은데. 떨리는 숨을 몰아쉬며 되려 손에 힘을 강하게 주었다.)
권이진:(먹혀 들어간 공격에 짧게 숨을 돌린다. 그 틈에 네 쪽 상황을 봤는데,) ... (상황이 말이 아닌 듯 싶다. 곧장이라도 쓰러질까, 위태로워 보이는 상황을 타파하고 멀쩡한 제게로 시선을 끌기 위해 네가 벌려준 시간을 빌려 재장전한 총을 꺼내어 네 앞의 적을 향해 총구를 겨냥한다.)
손 쓸 틈도 없이 뱀 인간 2의 허벅지를 총알이 관통합니다.
뱀 인간 2 HP -6
뱀 인간2:
뱀 인간 2, 중상태에 빠져 기절합니다.
9 라운드 뒤에 깨어납니다.
뱀 인간3:...야! (쓰러진 제 동료를 보고는 놀란다. 모두 제가 상대하던 이 녀석 때문이다. 아픈 턱을 문지르다 매섭게 상대를 노려보곤 도약하여 주먹을 휘두른다.)
공격이 가볍게 헛나갑니다.
권이진:(훌쩍 가까워진 적과의 거리에 적의 머리를 똑바로 겨냥해 들고 있던 총이 재빨리 재장전된다. 이것으로 마지막이 되면 좋으련만. 뒤편으로 멀어져 들리는 고개에 시선 만큼은 총구의 앞에 서있었다.)
위험을 감지한 뱀 인간3이 고개를 돌린 탓에 총알이 이마를 스쳐 얕은 상처만을 내고 벽에 쳐박힙니다.
3라운드
다시 일리우, 당신의 차례입니다.
일리우:(고전하던 상대가 동료의 손놀림에 따라 가볍게 쓰러지니 제 앞의 시야가 맑아졌다. 다시금 들리는 발포 소리보다 찰나를 빠르게 고개를 돌려 절대 놓치지 않을 기세로 적을 시야 안에 가둔다. 이미 온몸에 퍼진 불쾌한 감각을 억누르고는 다시금 리볼버를 적을 향해 쳐들고 귀를 때리는 총성을 울린다.) 그 사람한테서 떨어져.
마지막일 총성의 탄환이 적의 심장을 관통합니다.
권이진:(눈앞에서 쓰러진 적을 향해 기울던 시선은 곧바로 너를 향해 직결되어버린다. 공교롭게도 서로의 적을 처리한 셈이 된 건가. 재회했을 무렵만큼이나 상황이 재밌게도 흘러간다. 네 총성을 이후로 더는 소란스럽지 않은 적막에 숨을 돌린다. 쓰러진 시체는 두 번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네게로 다급하게 걸음 한다.) 리우, 부상은. (고개를 낮추어 네 상처를 살폈다.)
일리우:(고통을 감추기에는 그 정도가 꽤 컸기에, 다가오는 당신을 두고 천천히 몇 걸음 물러나더니 얼마 안 가 닿아오는 벽에 등을 기댔다. 얼굴만큼은 식은땀이 흐르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평온한 기색을 유지해 보였다.) 별거 아니에요, 쉬면 나아요. (꽤나 무덤덤한 말투였지만 정돈하던 호흡만은 옅게 흐트러져있었다. 고개를 돌리는 척 시선을 피하고는 기절한 뱀 인간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보다 저거, 제압해서 정보나 얻죠.
권이진:... 벽에 기대지나 말고 그런 소릴 하시든지, 후배님. (창백해 보이는 낯이다.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괜찮다 말하면 퍽이나 잘도 믿겠다. 맡은 바 임무를 완료하지 못한다면 네 부상은 허무해질 것이 분명했다. 마지못한 심정으로 고개를 돌려 숨이 붙은 뱀 인간을 향해 다가가 주위를 물색한다. 건물 바닥에 널브러진 쓸만한 줄을 가져와 기둥에 묶고, 다시 네게로 돌아온다.) 저 정도면 깨어나도 별짓 못할 거야. ... 옷 들어 봐, 한 번 보게. (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무를 마치는 즉시 너를 의무실에 데려가야 하는 것도 알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항목들 중에는 걱정뿐이 남지 않는다.) 굳이 눈으로 봐야겠으니까.
일리우:(쓰러진 적을 묶는 선배를 조용히 바라보며 천천히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조금 앉아서 쉬어도 괜찮겠지. 평소라면 모를까 임무에서까지 자존심을 부리다 일을 망칠 수는 없다. 물론... 다시 돌아온 당신의 명령은, 예외다.) 상대가 저 괴물들이었어도 그냥 주먹 맞은 게 다라서요. 괜찮아요. (잠깐의 휴식을 취하느라 힘이 풀렸던 한 팔을 들어 가볍게 제 복부를 감싸 안았다. 아직도 화끈거리는 감각이 남아있는데, 자신의 여린 피부가 어떤 모양 일지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괜한 고집을 부린다는 자각은 있어서 붉은 눈동자를 곁눈질로 흘낏 바라보고는) ...라고 해도 볼 생각인 거죠, 선배?
권이진:... (가라앉은 동공이 네 중심을 향해 응시되는 듯하다. 곁눈질을 눈치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이 선 자세를 유지하다, 천천히 무릎을 굽혀 네 눈높이에 맞추어진다.) ... 응. (건물 안에 들어온 희끗한 달빛이 기다란 뿔에 걸려 아른거린다. 고개를 좁게 숙이고 손을 들이민다. 별다른 의도랄까, 괜히 나 대신 다친 것 같아 마음이 좋지가 않다. 실수 같은 멍청한 짓만 없었다면 네가 벽에 미끄러질 일 따위는 없었을 텐데. 그러니 네 부상을 눈으로 목도하려는 것은 그저 후회를 덮기 위한 제 이기심에 불과하다. 동기부여... 그런 거라 봐도 좋고. 제 과오를 감싸 쥔 손을 그러쥐고 내려본다. 틈 정도는 내줘도 괜찮잖아, 아무도 없으니까.)
일리우:... 후우. (굽히지 않고 가까워지는 시선에 괜히 당신에게 전해질 한숨을 내쉬었다.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건 자신에게도 필요한 일이었다. 벽에 기대앉은 채로는 셔츠가 걸리적거렸기에 가장 아래 단추를 두 개 정도 풀어 손을 셔츠 밑으로 집어넣었다. 천천히, 그렇다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셔츠를 올렸다. 마른 근육이 윤곽을 드러내는 흰 피부 사이로 점차 붉은 자국이 모습을 드러낸다. 명치 부근에 새겨진 자국은 맞은 주먹의 모양이라 할 수도 있었으며, 불그스름한 가장자리를 지나 안쪽으로 다가가면 결코 연하지 않게 어두운 보랏빛이 그늘져있었다. 이래서 보이기 싫었는데. 유난히 남보다 흉이 강하고 오래 지속됨을 알기에 괜히 몸이 과장이라 여겼다. 이런 흔적을 남기기에 충분했을 공격이라는 생각에는 미처 신경이 닿지 못했고.)
권이진:(차분한 눈길로 드러난 부위를 훑는다. 속으로 쯧, 혀를 찼다.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거리가 손을 내밀어 쓰다듬기에 충분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빤히 바라보다 손을 거두어들였다. 만질 수가 없었겠지. 제 탓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어 걱정조차도 허락되어서는 안될 영역이었으므로-.) ... 짧은 사이에 심하게 일어났네. (저기압으로 낮춘 목소리가 땅을 긴다. 시선을 한층 더 내리고 굽혔던 몸을 일으킨다.) ... 이걸로 끝이 아니니까, 물건만 없애고 어서 돌아가자. (일어날 수 있겠어? 널 향해 손 하나를 내밀어 보이나.)
이제 마지막의 마지막만이 남았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일리우:(그는 당신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또 당신으로 인해 바닥에서 같은 눈높이로 일으켜진다. 이게 몇 번이나 반복된 상황인 건지.) 돌아가면 임무에 대해 따져야겠네요. (훔쳤던 휴대폰을 꺼내어 당신에게 내밀었다. 보관함을 열어 열쇠에 대해 추궁할 생각이었다. 묶여있던 뱀 인간에게로 걸어가고는 구두를 신은 발을 높이 올렸다가 강하게 내리찍으며 상대의 허벅지를 짓밟았다.) 물음에 답해.
기절했던 뱀 인간의 허벅지를 짓밟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납니다.
뱀 인간:끄아아악!! 바, 발!! (아프니까 발 좀 치워달라는 소리다.)
일리우:(능청스럽게 더 강한 압력을 가하며 열쇠가 든 보관함을 눈앞에 들이밀었다.) 이걸 알고 있겠지. 듣자 하니 너네 몸에 닿으면 안 된다는 것 같은데.
뱀 인간:(눈을 질끈 감고 고통을 참다참다 눈앞에 들이민 것을 보고는 머리를 굴린다.) ...락? 그걸 네가 어떻게..!
...
터진 상처를 계속해서 짓무르며 추궁해보면,
자신들의 비늘로 도어와 락, 그러니까 흑쇠와 표식을 건드리면 사라진다는 모양입니다.
기밀을 발설해버린 뱀 인간의 몰골은 더 이상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이제 어떡할까요?
일리우:(지체할 필요도 없다. 그는 보관함을 뒤집어 흑쇠를 번들거리는 비늘 위로 떨어트렸다.)
흑쇠를 비늘 위로 떨어트리자,
치익,
하고 작게 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볍게 솟아오른 불길이 순식간에 꺼지더니, 이내 검은 액체로 녹아내립니다.
둘이 함께 서 있는 딱딱한 바닥에 흡수되어버리더니...
눈을 한 번 깜빡, 하면 어느새 사라진 후입니다.
권이진:리우, 네 몸에 있는 표식은 그냥 냅둬도 괜찮겠어? (네... 어딘가를 힐끔 보다 눈과 시선을 맞춘다.)
일리우:(당신과 시선을 마주하던 그는 뱀 인간에게로 다가가 비늘을 하나 떼었다. 잠시 비늘로 향하고 있던 눈동자를 도륵 굴리더니, 당신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순간 화끈거리는 목덜이에 좌표를 붙여 비늘을 지긋이 찍어눌렀다. 찌릿, 가늘게 던지던 눈빛을 거두고는 다시금 뱀 인간의 비늘을 여러 개 확 잡아 뜯어 당신에게 내밀었다.) 표식이 어디에 있는데요? 어서 지우고 끝내자고요.
비늘을 뜯어내는 촉각이 손끝에 기분 나쁜 감각을 가져옵니다.
어째 미끌거리는 것 같기도, 기묘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는 생각에 잠겨 있으면, 이내 짧게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비늘이 얇게 벗겨지네요.
... 여러 개를 뜯어내 당신의 파트너 앞에 내밉니다.
권이진:... (굳이 많은 양의 비늘을 왼 손바닥 안에 건네받는다.) 겉옷 내리고... (가까이 마주하곤 네 셔츠 윗 단추를 하나, 둘, 셋까지 풀어나가더니 아래로 두 개만 남겨둔 채 모조리 단추를 끌렀다.) 어깨 보이게 셔츠 내리고 뒤로 돌아.
일리우:내가... (풀어도 되는데. 들어 올린 두 손이 공중에 애매하게 걸리고, 점점 벌어지는 하얀 셔츠가 제 말문을 막았다. ... 성급하긴. 꾹 다문 입으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을 틀어 당신에게 등을 보인 그는 두 손으로 셔츠를 잡아 내렸고, 얇디얇은 천은 깨끗한 피부의 선을 따라 느릿하게 흘러내렸다. 고정하는 것이 없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목덜미를 중심으로 갈라져 안쪽 살을 드러내었고, 차갑고도 부드러운 달빛이 훤히 내보인 토끼의 뒤쪽 살에 내리 앉았다.)
권이진:부상자는 가만히 있어도 돼. (아까도 네가 나서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나지막한 대화를 이으며 반 발자국 뒤로 물러선다.)... (몸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천자락, 바로 그 즉시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꽂혔다. 역시나, 덜미에 새겼던 흔은 언제 혈색을 돋우었냐는 듯 깨끗하기 그지없다. 이리도 곱상하게도 희어서는, 이러니 자국이 쉽게 남는 거 아닌가. 부드러운 달빛을 받아 보는 것만으로도 피부의 촉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드러난 목선을 따라 달라붙은 눈의 방향이 내려간다. 네가 보기 어려울 위치에 자리한 표식을 보고 손바닥의 비늘 하나를 집어 그 위에 가져다 댄다.)
표식에 비늘을 가져다 댑니다.
아니, 무슨! 타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얇은 비늘 여러 개가 피부를 마구 파고드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묘한 감각이 사라집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직감합니다.
아마 그 표식, 은어로는 '도어'라고 불리던 게 사라진 거겠죠.
순간,
가지고 있던 비늘에 불이 붙습니다.
깜짝 놀라 비늘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 이것도 처음부터 비늘이 아니었다는 듯, 천천히 녹아내려 바닥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대로 끝이겠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꺼내서 확인해보면...
...
...잠깐,
언제 이렇게 많은 연락이 왔던 거죠?
워낙 정신이 없던 덕에 눈치채지 못한 모양입니다.
수도 없이 많은 상부의 연락, 그중 마지막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더 시간을 쓸 여유는 없겠네요.
이만 돌아가 봐야겠어요.
...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고개를 들면,
눈 앞의 권이진이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리우:...? 왜 그래요, 선배. (당신을 따라 시선을 마주하며 물었다.)
권이진:(네가 그 많은 연락에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저 역시 네게서 돌려받은 휴대전활 붙들고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 네 시선이 닿지 않는 사이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고개를 들던 찰나에는 이미 주머니 속에 감춘 터였겠지.)
일리우:(이유도 모른 채 아리송한 얼굴로 귀만 쫑긋거리다가, 당신에게 신호를 받고는 자신도 고개를 돌려 발을 움직였다.) 그럼 이제 돌아가요.
권이진:그럴까. (움직이는 발걸음을 따라 발을 돌린다. 바닥에 부딪히는 굽소리가 여느 때보다도 가벼웠다.)
대화를 마치면, 권이진은 그대로 등을 돌립니다.
시작은 조금 끈적했다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름 완벽한 팀플레이를 보여주던 둘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네요.
뭐,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스파이는 임무만 완수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
돌아가려 차에 올라타려는 와중에 알람 소리가 울립니다.
...
그러니까, 오늘 말이죠.
퇴사한 스파이인 권이진도,
새롭게 최고의 스파이의 자리를 차지한 일리우, 당신도,
...
-
권이진, 일리우 생환
도시의 기묘한 사건이 막을 내립니다. 둘은 서로의 삶을 살아갑니다.
...
Total Play time - 35h 20min
▣
수고하셨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5/2/1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초대권이 없으시면 입장은 불가능하십니다... (묘하게 표정이 좋지 않다)

없으시면 돌아가주셔야겠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토끼는 귀가 좋은데도.)

기준치: | 70/35/1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5/22/9 |
굴림: | 12, 7, 8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2: | 어려운 성공 |
오랜만에 만났는데 농담 정도는 어울려줘요. (그리 말하고는 무언가 고민이라도 하듯 제 입가에 손을 올리고는 가만 당신을 바라보았다. 흐음, 벌어진 입술 사이로 낮게 울리는 목소리와 섞인 가벼운 숨이 새어 나왔다. 마치 원래 가지고 있던 버릇처럼 남의 어깨에 올린 손을 움직여 검지로 톡톡 당신의 어깨를 두드렸고) 난 지금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즐거운데. 떠날 거였으면 선배를 알아봤을 때 도망쳤겠죠. (뻗었던 손을 거둔 그는 아예 당신의 옆, 빈자리로 걸어가 털썩 앉아버린다.) 이런 모습 들켜가면서까지 말을 걸었는데, 쉽게 안 가요. (계속 거부당하는 처지면서 굽힐 줄 모르는 태도를 보인다. 다시금 손을 들어 당신의 어깨 위로 흘러내린 녹빛의 머리카락을 제 손 위에 담으며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당신의 귓가에 바짝 다가가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며 유혹했다.) 우리 마코르 선배가 심심해 보이기도 하고. 내가 놀아줄게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겠지만. (엇박으로 이어버렸다. 사랑 같은 뻔한 것이 아니라 다행이라 여겨줘.)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잠깐 마주친 시선이 감질이 나 참을 수가 없다는 얼굴이다. 고갤 바로 돌려 일정하게 변하는 숫자 패널이나 빤히 바라보았다.)

















(채워진 잔의 색만이 처음과 같은 여전히 붉은색을 띄우고 있었다. 목을 쥐면 가볍게 찰랑이는 것이, 빛을 받아 탐스러웠다. 네게 뒤통수를 보인 채, 흐트러진 매무새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잔의 테두리에 입술을 대었다. 마치 지금을 제대로 담아두란 듯이 목울대가 수차례 천천히 오르내린다. 가볍고 탁한 소리가 허공을 때렸다. 이로써 빈 잔은 둘이 되었다.) ... 일리우, (손가락 마디 사이를 겹치는가 싶더니 아쉬울 만큼의 간격을 벌려두고 얽혀든다. 내쉬는 숨결에 알코올의 향이 짙다.) 역시... 변태한테 어울려줄 정도로 고상한 취미는 없어서 말이야, ... 아직은. (사이사이 걸린 손가락이 빈틈없이 맞물리게 손등을 끌어당겼다. 바라보는 시선이 더웠다. 자주 반복되는 여유는 없으니, 노골적으로 달라붙는다.)



곤히 잠들어있는 옛... 선배입니다.
미션의 내용은 분명히... '열쇠를 가진 놈을 제압하고 몸수색해서 열쇠를 가져오라'는 내용이었죠?
몸수색이라...
옷을 살피면... 자켓의 아웃 포켓은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또 그 안에 스치는 안주머니도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있습니다.
도합 네 개의 주머니가 눈에 띄네요.
-

별다른 점 없는 평범한 [핸드폰]입니다. 암호가 걸려있네요.
눌렀을 때 숫자만 뜨는 걸 보니 숫자 같은데...
-
암호해석이나 하고 있을 시간에 일단 오른쪽 아웃 포켓부터 뒤져봅니다.
꺼내서 확인해보면... 코팅되어 빛나는 붉은 빛 종이에는 하얀색으로 '초대권'이라고 커다랗게 쓰여있습니다.
디자인 센스 하나 보이지 않는 '초대권'이라는 티켓에는...
...
...다녀왔던 클럽의 주소가 작게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구석에는 도장마냥 뱀 아이콘이 하나 찍혀있네요.
-

손톱 끝에는 플라스틱의 무언가도 닿는 것 같네요.
빠르게 꺼내보면... 어라, 열쇠입니다.
이걸 이렇게 쉽게 찾을 줄이야?
...라고 생각하며 그 열쇠를 당기면,
커다란 고리 하나에 연결된 열쇠 꾸러미가 딸려 나옵니다.
...
그러니까... 미션은 열쇠를 찾아오라는 거였죠? 지금 눈앞에는 대략 스무 개 정도의 열쇠가 늘어져 있고요?
-

무슨 문양처럼 보이는데...
처음 보는 문양이네요.
하얀색의 문양은 선명하지 않고, 간간히 끊어진 것도 보입니다.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몇 부분이 다르네요.
-

어째 시중에 유통되는 것보다 좀 더 무거운 것 같네요. 그나저나...

기준치: | 65/32/13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플라스틱과 고무의 질감이 적당히 손아귀에 잡히며, 키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들어 올리는 순간...
무언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거... 플라스틱으로 만든 게 맞나요?! 꿈쩍도 하지 않는 키를 보고 있으면 문득 그런 생각이...
그와 동시에 파삭,하는 소리가 들리고...
플라스틱이 갈라지고 영롱한 안이 드러납니다.
...
한층 얇아진 물건을 살피면... 이거... 강철인가요?
...이건 또 어떻게 여는 거죠?
여는 틈도,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곳도 없습니다.
그저 작은 쇳덩어리로 보입니다.
그 위로... 무언가 이상한 문양 같은 게 그려져 있기는 하지만요?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기분이 듭니다.

자세히 보니 이전 안쪽 안주머니의 열쇠의 문양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

보관함의 문양만이 다른 문양들과는 확연히 다른 문양을 그리고 있습니다.
-



(을 입력해보기...)

-

...이렇게 모두와 연락을 나누고 있었는데, 왜 당신에게만?
...
의구심을 품고 목록을 살피던 중, '리 하오란'이라는 이름을 발견합니다. 무의식적으로 그의 프로필 사진에 눈이 갑니다.
그 사진에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어느 남성이 웃고 있네요.
어라? 이 익숙한 얼굴은... 클럽에서 봤던 그 남자가 아닌가요?

(다시 '리 하오란'이라는 사람의 프로필을 찾아 대화 목록을 켜본다.)
...가 문제가 아니라,
이 남자, 이진 형의 열띤 연락에도 무려 사흘 답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
가 마지막 연락이네요.
범죄 집단이 찾는 열쇠를 가지고 있던 것도 모자라, 미행 따위를 일삼는 놈과 단둘이 연락이라니...
약효 시간이 다 되버리면 곤란하니, 바로 통화 내역을 확인해봅니다.
...
짧게, 자주 통화한 사람이었네요.
하루에 두번씩은 통화한 모양입니다.
-

(잘도 자네! 시선을 휴대폰으로 팩 돌려버리고는 다른 앱은 뭐가 있나 확인해본다.)
빨간 원 안에 하얀색 키가 그려져 있는... '비밀 열쇠'라는 앱이네요.
-

하얀색의 열쇠 아이콘 하나만 둥둥 떠 있는 게 보입니다.
밑에 작은 글씨가 쓰여있네요. '한 번 클릭 시 열리고, 두 번 클릭 시 닫힙니다.' 아주 명쾌하고 간단한 사용법이군요.
-

...소리 하나 없이 가볍게 열린 보관함.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던 것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건...
작고 검은 열쇠입니다.
-

(그리고 자고 있는 선배를 찍는다. 내 연락을 안 봤다 이거지.)
(이 업계에서 나가놓고 이렇게 수상쩍은 일에 연관되어 있다니, 짜증이 일었지만... 직접 따지고 싶었지만! 자신이 아까 한 짓을 떠올린다. 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저 입을 잠깐 쩝쩝거리다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열쇠 꾸러미를 함께 챙긴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
... 씹을 생각이야?

열쇠를 가져갔죠. 선배도... 아시잖아요.



됐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너 지금 어디야?




좋은 말로 타이를 때... 어딘지나 불어. 내가 찾아갈 테니까.








조만간... 얼굴 보고 귀에 대고 말해, 직접. 전화로는 만족 못 하겠으니까. (다만 네 생각대로 다른 목적이 있으니 지금 당장 두 번 넘어가 주질 못하는 거다. 고의적인 우연에도 끊어낼 사이였다면, 네 꼬드김에 넘어가 주지도 않았어, 일리우.)
(일방적으로 말을 들이부은 뒤엔,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발걸음이 한껏 여유를 머금어 가벼웠다.)
(어디를 향하는 길에도 약지를 문지르던 엄지손가락은 쉬질 않고 있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그 자리에 다시 붉은 기가 핑 맴돌았다.)
(로비의 거울 앞에서 헝클어진 매무새를 단장한다. 새하얗게 멀끔한 낯이며, 검은 천 아래 비치는 살갗마저 깨끗하다.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고 넥타이를 마저 묶으며,) ...지금쯤 지워졌으려나.. (따위의 말을 저만 들리게 중얼거린다. 만나게 되면 그 자리 그대로 흔이 남아있나 직접 확인해보고 싶네. 이런 걸 원하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는 말에 약간의 기대를 걸어볼까, 사라졌다면 하나쯤은 다시 새기게 해달라고.)

빨리 인력 불러 달라고 하십니다.



뼈에는 피부가 벗겨진 살덩어리가 듬성듬성합니다.
...
칼이나 총 같은 흉기, 그 외의 도구가 아니라, 마치 짐승 몇 마리에게 당한 것마냥...
...겨우 살핀 것의 정체를 자각하면 역한 불쾌감이 밀려옵니다.
가볍게 스친 달빛을 품에 담았던 것은... 짐작하지 않아도 뻔합니다.

그 근처에는 찢어진 채로 겨우 청바지를 입고 있는 [다리에 몇몇 혈관으로 이어진 발], 살점 몇 개만 들러붙은 [손가락뼈] 그리고...
한쪽이 패인 채로 잘린 사람의 [머리]가 늘어져 있습니다. 사흘은 썩은 것 같은 부패 정도는 모두 비슷합니다.

이것이 사람의 신체임을 확신하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훼손되어있으며, 확인했던 팔과 마찬가지로 짐승에게 물어뜯긴 것처럼…

기준치: | 50/25/10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주머니
가 눈에 띕니다.
펼쳐서 읽어보면...
...피가 가득한 덕인지, 볼펜으로 쓴 글자가 흐릿하게 번져있습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곳곳에 뜯기다 만 살점이 남아 흉측하기 짝이 없습니다. ... 손가락에 붙어있는 얇은 살과 근육마저도 모두 씹어먹은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듭니다.
-

어디에 넣고 갈아버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왼쪽 부분이 뼈까지 갈려 무너져있으나 안의 뇌는 흘러나오지 않았네요.
설마 안까지 먹어버린 건지...
-

겨우 남아있는 눈과 얼굴의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짧게 울린 소리는 곧이어 길고 얇게 한 번 더 울립니다. 지이이익, 하고요.
...
언제부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또다시 소리가 울립니다.
지익,하는 소리가 완전히 멎기 직전, 골목 안의 또 다른 작은 골목으로 끌려들어 가는 어느 노년 남성의 머리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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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도 급한지, 다급하기 짝이 없는 소음입니다.
당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지, 혹은 알면서도 이쪽이 급하다는 건지, 분명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음에도 소리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
결국 도달한 그곳에는, 성인 남성만한 쓰레기통 몇 개가 들어갈 공간과 경비복을 입을 채로 아연실색이 되어 기절, 아니, 완전히 사망한 경비원,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죠?

기준치: | 79/39/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리고는 한 걸음 물러나고는,
입꼬리를 주욱 올려 웃습니다.

혼자라 곤란하긴 하지만, 잡아가면 상을 주려나? (위협적으로 시체에서 내려와 네게 가까이 다가간다.)

기준치: | 75/37/15 |
고장: | 10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기준치: | 50/25/10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기준치: | 78/39/15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렇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미친 듯이 뛰어오는 사람이 정녕 '노년'의 여성이라고요?
그나저나, 저 사람들...

권이진은 안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쓰러져 힘겨운 숨을 몰아쉽니다.
바깥에서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니까...



(네 현 상태를 체크하고 있을 여유는 조금 부족했나, 확인하지 못하고 이어 말을 이었다.) 접촉하면... 뭔지는 몰라도 큰일이 생긴다고 해. 그런데 그 흑쇠가 나한테 있어서...
너와 접촉해선 안되니, 리우 너한테만 말하지 못한 거야. ... 미안하게 됐어. 입단속 요청이 심해서 말이지... (그제서야 널 쳐다본다.)
... 접촉한 것 같더라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기웃거렸다.)


(저도 이에 대해선 온갖 생각을 꺼내본지라, 중얼거리며 몇 마디 늘어놓았다.) ...하긴, 퇴사하고, 관련된 정보를 찾으러 다니던 와중에 널 보게 될 거라곤 예상 못 했는데.
만나자마자... 미인계 같은 거나 쓰고 있고 말이야. 일부러 피한 걸 네 발로 직접 찾아와 줄 줄은. (허나 이미 벌어진 일, 돌이켜 후회해봤자 좋을 게 없다는 걸 잘 안다. 하여 피식이는 숨소리와 함게 옅은 미소를 띠곤,)
...아니면 내가 한 말이 신경 쓰여서 그래?


가르쳐준 게 미흡했나 봐, 미인계 한 번 쓴 걸로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거 보면. 돌아가면 추가 교육이 필요하겠어,
...나 말고 다른 사람으로 붙여줄까. (네가 뒷걸음친 발자국 수만큼 다가가 덧붙이며 말하는 꼴이 퍽이나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






...네 몸을 바라고 이런 짓이나 할 만큼 생각이 여유로운 사람은 아니라서 말이야.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이럴 생각이었으면... 진작에 끝났었어.
교육받을 때만 해도 좋았잖아, 그렇지. (묻는 눈이 선했다. 미세하게 눈썹이 부드럽게 휜다.)
다시 선배가 된 기념으로 언제든 받아줄게. 그러니까... 하고 싶어지면 말은 해줄 거지, 리우야. (평생 불러볼 이름은 다 불러보자고 네가 그랬잖아. 동이 트기엔 아직 먼 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지.)


...그럼 이제 일에 집중해야겠지. (나지막이 입을 연다. 함께였기에 날아가버린 시간이 아까울 리가 없었겠지. 현실을 직시해야 할 순간에도, 곁에는 네가 있을 걸 알고 있다.)
흑쇠를 없애버리면 이 사단이 종료될 거라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해. 문제는... 그 방법을 아직 모른다는 거야. 하지만 저 녀석들은 아마 그 방법을 알고 있을 게 분명하니...
제압한 뒤에 고문을 하든 협박을 하든 떠보기를 하든, 그런 식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상관없지? 최고의 스파이가 둘씩이나 있는데.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5/37/15 |
고장: | 100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6 |

기준치: | 60/30/12 |
고장: | 10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9 |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50/25/10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65/32/13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35/17/7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2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기준치: | 50/25/10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70/35/14 |
고장: | 100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기준치: | 50/25/10 |
굴림: | 5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기준치: | 70/35/14 |
고장: | 100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3 |

기준치: | 75/37/15 |
고장: | 100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9 |
컥, 하는 소리와 함께 뱀 인간 3의 몸뚱이가 땅으로 힘없이 기웁니다.
────▼전 투 종 료▼────

















그냥, 우리 리우... 고생이 많겠구나, 싶어서. (여린 미소를 흘리며 슬슬 갈 채비로, 고갤 돌리며 곁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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